[앵커]
현 정부의 어르신 일자리 창출 기조와 달리 정작 60대 이상 노동자에 대해서만 고용 안정책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65세가 넘어 어렵게 취업하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고, 2년 이상 계약직으로 일하고도 이유 없는 해고를 피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박기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66살 복진선 씨는 지난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시설관리직으로 취업했습니다.
대기업 기술직 경력을 살려 힘들게 얻은 일자리입니다.
그런데 월급에서 고용보험이 공제되지 않은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고용보험법에 따라 만 65살이 넘어 새로 취업하면, 실업급여 대상에서 제외되고 보험료도 가져가지 않는 거였습니다.
[복진선 / 아파트 관리사무소 노동자(만 66세) : 5개월이든 6개월이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상당히 의지가 되고 힘이 됐었는데 그게 끊어진다고 하니까 차별을 느낄 수밖에 없죠. 어떻게 보면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거고….]
건물 청소 일을 20년 넘게 한 75살 김진순 씨는 고령이라는 이유로 최근 일자리를 잃었다고 호소합니다.
3년 동안 일하던 회사에서 잠시 아팠을 뿐인데, 회사 이미지가 나빠진다며 사측이 재계약을 안 한 겁니다.
[김진순 / 청소 노동자(만 75세) : 회사 이미지에 안 좋다고 그만두라고 하더라고요. 1년씩 계약해서 그만두라고 하면 그만둬야 해요. 나도 옛날에는 젊었었는데, 좀 늙었다고 이렇게 차별하나….]
이런데도 구제받을 길은 막막합니다.
현행법상 사업주는 기간제 근로자와 최대 2년까지 고용 계약할 수 있고, 그 이상 계약하려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하지만 만 55살 이상과는 몇 번이고, 무제한 기간제 계약을 할 수 있어서 재계약하지 않았다고 따지기도 어렵습니다.
사정이 이렇지만 고용노동부는 오히려 고용 촉진을 위한 제도라고 설명합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 정년도 그렇고 만 55세 고령자분들의 취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 취업시장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그것도 고려했고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계형 고령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윤정향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65세 이후부터 생계 때문에 일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아요, 그 비율이…. 몇 세 정도까지를 우리 사회에서 일하는 노인 연령으로 봐야 하는지 숙의 과정을 거쳐 합의된다면 제도적으로나….]
정부가 최근 들어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사각지대를 키우는 건 아닌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YTN 박기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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