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전래동화 속의 이 협박이 현실 속에서는 떡 대신 '비트코인'이 됐습니다.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해커가 콜택시 시스템을 해킹했는데요,
그제(17)부터 전국 곳곳이 먹통이 되면서 교통약자들,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곳은 인천, 강원, 대전 등 전국 30개 남짓의 지역입니다.
해커는 비트코인을 줘야 서버를 복구해주겠다고 협박해 왔고요,
운영업체는 급한대로 1억 원어치의 비트코인을 보냈는데, 아직 데이터 복구 키는 못 받았어요.
지금이야 이렇게 넘어간다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취약한 서버를 갖고 있는 곳곳이 해커의 먹잇감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나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운영업체 서버가 일요일 새벽, 해외 해킹조직의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시스템이 마비된 겁니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 : 장애인 콜택시 '자비콜'은 이용하시는 분들이 한 3천 명 정도 되고요. '두리발'은 9백에서 천 콜 정도 돼요. 데이터 자체가 없는 상태라서 강제로 배차하는, (택시)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가 없으니까….]
산간지역을 포함한 다른 피해 시군 역시 예전처럼 일반전화로 택시 배차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추가 피해를 막고자 해커가 요구한 우리 돈 1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지급한 뒤 데이터 복구 키를 요구했습니다.
[업체 임원 : 보니까 그 해커들이 (우리 시간으로) 야간에 활동한다고 해서 그쪽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거지, 새롭게 시스템을 다시 구축해서 운영하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업체는 복구 키를 받게 되면 이틀에서 사흘 안에 시스템 운영이 정상화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코로나19 확산세.
빠를 거라고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더 빠릅니다.
어젯밤 9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이미 7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0시를 기준으로 집계된 수치가 잠시 후에 나올텐데요,
주 마다 확진자가 두 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은 확실합니다.
올가을쯤 정점을 맞을 것이다, 라는 전망이 많았는데요,
이 같은 추세라면 정점은 다음 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0시부터 밤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7만49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밤 9시 기준 집계치로도 한 주마다 두 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속도라면 확진자 수가 정점에 이르는 시기가 정부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파율 41.5%의 가장 비관적인 예측에서는 9월 16일 20만 6,600명 정점이 예상됐습니다.
정부는 고강도의 거리두기 대신 4차 접종 같은 고위험군 보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확진자 증가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지면서 추가 대응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더블링은 코로나에만 국한되는 단어가 아닌 것 같아요.
금리도 비슷합니다.
"금리 진짜 미친 것 같아요" 시장의 충격을 설명할 적확한 단어와 표현이 없어서 실수요자의 말을 그대로 옮겨 썼습니다.
지금 전셋집 구하려 다니는 분들, 현장 나가보면 충격이라고들 하십니다.
자취하려는 학생들, 예비 부부는 물론이고, 전세기간이 끝나 이사해야하는 분들까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에 이어서 전세자금대출까지 '잭과 콩나무' 만큼이나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형국입니다.
얼마나 되는지 볼까요?
현재 주요 4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입니다.
연 4%에서 6.2% 수준입니다.
지난해 말보다 상단이 1.48%p나 오른 건데요,
이렇게 전세대출금리 상단이 6%를 돌파한 건 12년 만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더 오른다는 것입니다.
코픽스가 오르기 때문이에요.
대부분의 은행들이 전세대출의 변동금리 지표를 코픽스로 삼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전세대출 금리랑 코픽스랑 짝꿍입니다.
오르면 같이 오르고, 내리면 같이 내립니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인데요, 2.38%를 기록했습니다.
기울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역대 가장 큰 상승폭입니다.
이러니 예비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비명이 나올 수밖에요.
강희경 기자입니다.
[기자]
한 결혼 준비 카페에 올라온 글입니다.
신혼집을 전세로 계약했는데 한 달에 이자로만 100만 원이 나갈 것 같다는 내용입니다.
다른 카페에도 한 달 만에 전세대출 이자가 월 20만 원이 불어났다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은행 관계자 : 전세자금 대출이 2∼3%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요즘은 3%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수준입니다.]
문제는 금리가 앞으로 더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이효섭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은행이) 최소 두 차례 이상은 기준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코픽스 금리도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분간은 전세대출 금리도 상승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이것저것 다 오를 때, 최후의 보루를 지켜야 한다면, 그건 아이들 밥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기, 채소, 과일 골고루 잘 먹이고 싶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서 쉽지 않죠.
그래서 예산이 한정된 학교의 선택은요,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로, 식용유가 올랐으니 튀김 대신 구이로 바꾸는 식으로 식단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감당하기가 버겁대요.
당장 다음 학기를 어떻게 버텨야 하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안동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기숙 / 서울 잠일초 영양교사 : 전년 대비 축산물 같은 경우는 20% 이상 정도 올랐고요. 단백질 식품을 찾다 보면 달걀이랑 닭고기, 두부. 그런 식재료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축산물뿐만 아니라 다른 식재료 물가도 무섭게 치솟다 보니 식단을 짜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특히 2학기에도 지금과 같은 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 당장 과일이나 고기를 배식하는 횟수까지 줄이는 방법도 생각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학교마다 급식 준비에 비상이 걸리자 서울시교육청은 추가경정예산 98억 원을 확보해 2학기 학교 급식비를 더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 학생 1명당 급식 예산으로 따지면 130원이 늘어나는 셈인데, 이 정도 인상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명옥 / 전교조 영양교육위원장 : 급식의 질적으로 따졌을 때는 1학기 정도의 수준으로 유지가 될 것 같은데요. (급식 예산이) 9%에서 15% 정도 인상 돼야 현상 유지 이상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고….]
학교 급식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교육부가 급식 예산에 물가 인상분을 얼마나 반영할지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가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오늘로 48일째입니다.
하청업체 노조의 핵심 주장은, 임금 30%를 올려 달라는 것입니다.
건조 중인 원유운반선을 점거해 농성하고, 무기한 단식도 한창입니다.
이 와중에 원청과 '노노 갈등'까지 겹치면서 꼬일 대로 꼬인 형국입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섰는데요, 산업 현장의 불법 상황이 종식돼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직 협상의 시간은 남아 있어요.
대우조선해양이 2주 여름 휴가를 시작 하기 전에, 23일, 금요일 전이 마지막 골든타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노사관계에서 법치주의는 확립돼야 한다, 산업 현장의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강경하게 말했습니다.
지난달 화물연대 파업 때 밝혔던 소신, 그대로입니다.
[윤석열 / 대통령 (지난달 7일) : 사용자의 부당 노동행위든, 노동자의 불법행위든 간에 법에 따라서,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계속 천명해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 땐 장관들이 적극 나서서 해결하라고 지시했는데,
기재부 추경호, 법무부 한동훈 등 관계장관 다섯 명은 무책임하다, 이기적이다,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등 강도 높은 표현으로 하청 노조를 압박했습니다.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적자가 4천7백억 원에 달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을 천명했습니다.
공권력 투입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민의힘도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며 박자를 맞춘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제2의 쌍용차 사태'가 우려된다며 대화로 적극 중재한 것을 요구했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불법 점거는 조선업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대한 테러행위입니다. 우리 사회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불법에 끌려다녀서는 안 됩니다.]
[이수진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방기하고, 파업에 대한 공권력 투입과 법적 책임만 강요한다면 사태는 더욱 악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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