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LH 직원들이 부실시공 알고도 눈감아" 잇단 증언...LH, 실태조사 '미적'

2022.07.27 오전 05:19
LH 임대아파트 재도장 30% 수주…"상습 부실시공"
시공 참여 작업자들 "재도장 엉망이었다" 증언
준공 1년 만에 하자보수…"한 번도 해본 적 없어"
"LH 직원들, 부실시공 알고도 제대로 검사 안 해"
[앵커]
YTN은 최근 LH 임대아파트 재도장 사업에서 700억 원대 재하청을 따낸 업체가 부실시공을 남발했다는 문제를 전해드렸는데요.

LH 직원들이 부실시공이나 불법 재하청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증언까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실태조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5년 동안 전국의 LH 임대아파트 재도장 사업 가운데 30% 이상을 박 모 씨 업체가 도맡았습니다.

재하청으로 따낸 사업비 규모만 700억 원에 달해 업계에서는 'LH 박'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YTN 취재 결과 박 대표가 재하청받은 작업장에서 상습 부실시공이 이뤄진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당시 직접 시공에 참여한 작업자들도 재도장이 엉망으로 이뤄졌다고 증언했습니다.

준공 1년 만에 바닥이 심하게 들뜨고 까진 용인 임대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아예 재도장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작업자가 하자 보수를 맡았습니다.

차선 도색만 해봤을 뿐 지하주차장 바닥은 한 번도 다뤄본 적이 없다 보니 마구잡이로 작업이 이뤄졌다고 털어놨습니다.

[시공 참여 재하청업체 전 직원 : 지하주차장 바닥을 했던 전문 업체가 아니니까 경력이 전혀 없었어요. 전혀 모르니까 페인트 업체에 전화해서 시공법에 관해 물어보고 대충 듣고 (시공했죠.)]

LH 직원들은 이런 부실시공 정황을 뻔히 알고도 바로잡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작업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준공검사에서 페인트 두께조차 제대로 측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실제 YTN 취재진이 직접 측정한 결과 페인트 두께가 턱없이 모자란 곳들도 서류상 준공검사는 모두 문제없이 통과했습니다.

특히 계약상 금지된 재하청 정황을 LH 직원들이 눈감아 줬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다른 업체가 맡은 작업 현장을 같은 현장책임자가 모두 안내하고 작업자 명단마저 똑같은데도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겁니다.

[시공 참여 재하청업체 전 현장소장 : ○○공영에서 이 두 개 현장을 모두 가져갔었고. 2단지에서 했던 사람들도 3단지로도 노임이 신청됐었고. 2단지에서 검수 끝나고 3단지로 곧바로 건너간 거죠.]

LH와 사업을 수주한 업체들 회의에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된 재하청업체 박 대표가 직접 참석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계약상 재하청 자체가 불가능한데 버젓이 LH가 주재한 회의에 참석한 겁니다.

당시 회의 참여 업체들이 수주한 재도장 사업은 모두 박 대표가 재하청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LH ○○지역본부 부장 : (재하청업체 대표가 회의 자리에) 온 거를 뭐 제가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뭐 직원이 따라서 온 거로 알고 있었는데 그거에 대해서 왜 그렇게 얘기하시는 겁니까?]

LH는 직원들이 부실시공과 편법 재하청을 알고도 눈감았다는 의혹에 대해 전수점검에서 증거가 드러나면 조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된 일부 아파트 단지를 점검한 결과 문제가 확인됐다며, 조사 대상을 확대할지 검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LH는 취재진이 부실시공을 파악해 명단을 넘겨준 지 한 달이 되도록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실태 조사를 마무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 현장 재시공이나 책임자 조사는 수개월 걸리는 실태조사 이후로 미뤘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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