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내린 폭우로 서울 도심 일대가 온통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컸죠.
비 피해를 키운 원인 가운데 하나로 빗물받이를 막은 쓰레기가 지목됐는데요.
물난리 뒤에도 빗물받이는 여전히 쓰레기로 꽉 막힌 모습입니다.
김혜린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신림동에 있는 번화가입니다.
거리 곳곳 빗물받이가 오물과 쓰레기로 꽉 막혔습니다.
바로 옆에 수거함이 있는데도 빗물받이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합니다.
빗물받이 가운데 일부는 이렇게 고무 덮개로 막혀있는 모습인데요.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악취를 막는다며 빗물이 빠져나갈 구멍까지 막아버린 겁니다.
[인근 상인 : (비 오는 날) 담배꽁초, 전단 이런 거 들어가서 거기 다 막혀서 물이 지하로 들어갈까 봐 내가 다 긁어내고….]
서울 강남역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거리에는 버려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빳빳한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정도준 / 국립재난안전연구원 : (실제 실험 결과) 일반적인 자연 현상인 나무뿌리와 토사가 있을 때보다 비닐이나 담배꽁초 같은 쓰레기가 추가된 경우가 우수가 막힐 가능성이 상당히 더 큰 거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8일 수도권에 내린 폭우로 서울 도심 일대가 순식간에 물에 잠기고, 당시 맨손으로 배수구 쓰레기를 치운 이른바 '강남역 슈퍼맨'이 화제가 된 게 불과 2주 전.
유례없는 최악의 물난리를 겪으면서 빗물받이 쓰레기에 대한 문제의식도 커졌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김지혜 / 경기 광주시 : 아무래도 그런 거(쓰레기)가 버려질 공간이 마땅치 않다 보니까 사람들이 더 땅바닥에 버리는 것 같고….]
지자체가 주기적으로 배수구 청소 작업을 벌이긴 하지만, 쓰레기가 버려지는 속도를 따라가긴 역부족입니다.
무단투기를 막을 시설부터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 이게 뭐 청소하고 뒤돌아서면 버려지잖아요. 담배꽁초들. (각 지자체에서) 상습 투기 지역 같은 경우는 한 3∼4번까지 청소하고요. 계속.]
[박정음 /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활동가 :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 같은 게 전국에 지금 모두 150여 개 정도밖에 설치가 안 되어 있는 상황이거든요. 시민들이 내는 폐기물 부담금으로 설치를 해주던가 (하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수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꽁초 바다가 되어 버린 빗물받이.
시민 의식과 개인의 양심에만 기대기보다는 휴지통을 더 많이 설치하고 무단 투기 처벌은 강화하는 등 체계적인 예방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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