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고 현장 덮어놓고 계속 작업"...8일 전에도 손 끼임

2022.10.17 오후 10:16
[앵커]
SPC 계열사 빵 공장에서 23살 여성이 홀로 작업하다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해당 공장은 사망 사고 이후에도 계속 작업을 하도록 지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사고 8일 전에도 손 끼임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흰 천으로 덮인 배합실 오른편으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하는 작업자들 모습이 보입니다.

이틀 전 23살 여성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 혼합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난 SPC 계열사 SPL 빵 공장 모습입니다.

회사 측은 직원이 숨진 바로 다음 날, 사고가 난 배합실만 천으로 가려놓은 채 다른 기계들로 공정을 재개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혼합기 9개 가운데 안전장치가 없는 7대만 작업중지 명령을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권영국 / 변호사 (사고 다음 날 현장 방문) : 사고를 알고 있는 분이고 저분들이 아마 대부분 현장을 목격했을 수도 있는데 저렇게 되면 엄청난 트라우마가 있는 상태에서 일한다는 것이잖아요. 굉장히 놀랐습니다.]

숨진 직원의 동료들은 잇따라 현장 안전에 문제가 있었다는 증언을 내놓았습니다.

혼합기 작업을 보통 혼자서 맡아 사고에 취약한 환경이었다는 겁니다.

안전교육도 일과시간 이전에 무급으로 진행하다 직원들이 항의하자 아예 교육을 없애 버린 뒤 가짜 교육확인서에 서명만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SPL 공장 동료 노동자 : 가짜로 사인만 받는 거죠, (안전교육) 했다고. 회사는 사인받았으니까 증거로 내밀겠죠? 근데 실제로는 안 하고.]

사고가 일어난 SPL 공장은 상시 근로자가 50명을 넘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입니다.

고용부와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기계에 덮개를 올리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위법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드레 전 다른 노동자가 혼합기에 손이 끼이는 사고를 당한 점에도 주목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사과하고 재발방지책 마련하라) 마련하라! 마련하라! 마련하라!"

SPC는 사고 발생 이틀 만에 회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놨습니다.

생산 현장에서 고귀한 생명이 희생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고 직후엔 아무런 입장 표명 없이 해외 진출 홍보자료만 배포했다가 논란을 빚기도 해 뒤늦은 사과문의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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