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이 배후를 쫓고 있는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유포 사건은 조직적 '피싱'과 결합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마약 1회 투약량이 치킨 한 마리 값에 비견될 정도로 국내에서 마약이 싸지고 접하기도 쉬워져, 이렇게 피싱 범죄에까지 동원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준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뿌려진 이른바 '마약 음료'에선 필로폰이 검출됐습니다.
필로폰은 보통 한 번에 30mg 정도 투약하는데, 국내에선 1g이 30만 원 정도에 유통됩니다.
기껏해야 2만 원 안팎, 치킨 한 마리, 피자 한 판 값이면 1회분을 살 수 있는 셈입니다.
[윤흥희 / 한성대학교 마약·알코올 학과 교수 : 피임기구에 넣어 가서 묶고 들어온 경우도 있었고 제가 이제 서울경찰청에서 적발된 것은 이제 우리 먹는 굴비 있죠, 생선 굴비 그 아가미에 넣어서 오동나무 상자로 해서.]
이렇게 마약 가격이 내려가고, 예전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만 2만 명에 육박합니다.
단순히 유통하고 투약하는 단계를 벗어나, 이번처럼 피싱에 동원하는 등 마약을 수단으로 삼은 신종 범죄가 출현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약이 청소년층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학부모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도 역으로 범죄에 이용됐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어하는 심리를 노려 받아 마시게 한 뒤 투약 사실을 신고하겠다며 역으로 협박할 수 있는 소재가 바로 '집중력이 좋아지는 마약 음료'였다는 평가입니다.
[최진묵 / 인천 다르크 마약류 중독재활센터장 : 협박하기 좋잖아요. 대한민국에서 법적으로 딱 걸리는 문제니까. 어린아이들은 더 그게 부모들 입장에서는 더 드러내기 어려운 부분이니까.]
서울경찰청은 마약수사대뿐만 아니라 금융범죄수사대까지 투입해 마약 음료 관련자를 추가로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검거된 4명은 일반적인 전화사기 조직의 행동책처럼 학생들에게 음료를 나눠주라는 지시를 단순히 실행했을 뿐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은 대신, 실제 범행의 큰 그림을 그린 배후는 따로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피해자들에게 협박 전화를 건 사람과, 음료 배포자들에게 지시한 사람을 쫓고 있습니다.
또, 음료를 나눠준 일당이 퀵서비스로 전달받은 음료가 애초 중국에서 건너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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