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북의 한 지역농협에서 결혼한 지 석 달 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사건에 대한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노동부는 상급자 여러 명이 고인에게 킹크랩 심부름을 시키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형사 입건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월 전북 장수농협 직원 30대 A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결혼한 지 불과 석 달밖에 되지 않은 A 씨는 유서에서 상사들에게 장기간 괴롭힘을 당해왔다며 열심히 해보려 했지만 이 상태라면 힘들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결과 고인의 주장대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노동부는 고인에게 사비로 27만5천 원짜리 킹크랩을 사 오라고 요구하거나 여러 상급자가 면박성 발언으로 지속적인 괴롭힘을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이 괴롭힘 사실을 신고하자 사측은 내부 전산망이 접속되지 않는 PC를 배정하고, 부당한 업무명령을 하는 등 괴롭힘을 지속했습니다.
또 가해자와 지인인 공인노무사를 선임해 편향적인 조사를 진행해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장수 농협의 다른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도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직원들의 조기 출근에 대한 지급하지 않은 연장근로수당이 4억 원이 넘었고 주 52시간제를 어긴 사실도 3백 차례 가까이 적발됐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장수농협의 노동관계법 위반 15건 가운데 6건을 형사 입건하고 과태료 6천77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또 사측에 A 씨를 괴롭힌 가해자 4명에 대한 징계와 결과 제출을 요구하고 비밀엄수 의무를 위반한 공인노무사에 대해서도 징계를 요구할 계획입니다.
2019년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지난해 접수된 직장 괴롭힘 신고는 8,901건으로 1년 전보다 1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최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0%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YTN 김평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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