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 봉투 핵심' 강래구 영장 기각..."증거 인멸 단정 어려워"

[앵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검찰이 강 씨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돈 봉투 관련자들은 물론, '윗선'으로 꼽힌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한 수사에도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민주당 돈 봉투 수사에서 핵심으로 꼽혔던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이 구치소를 벗어났습니다.

[강래구 / 한국감사협회장 :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립니다. (송영길 전 대표님도 돈 봉투 전달 사실 알고 계셨나요?) …. (돈 봉투 전달 주도한 혐의는 인정하시나요?) ….]

강 씨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후보 당선을 위해 9,400만 원을 뿌리고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을 통해 만난 사업가 박 모 씨로부터 발전설비 납품 청탁과 함께 3백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강 씨가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주거와 지위 등을 고려할 때 도망할 염려도 없다며 구속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강 씨가 금품 살포 과정을 주도했고 범행을 은폐하려고 공범들과 말맞추기와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영장이 기각된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뒷돈을 댄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 모 씨와 조택상 전 인천시 부시장 모두, 이정근 씨에게 돈 달라는 요청은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 모 씨 / '스폰서' 지목 사업가 : 제가 송영길 친구니까 캠프 좀 도와줘라, 그런 얘기를 했죠. 그런데 그런 상황이 제가 그럴 만한 상황이 못 돼서….]

하지만 연일 공개되는 '이정근 녹음파일'을 보면 돈 봉투 살포에 여럿이 관여한 정황은 뚜렷합니다.

압수수색 직후엔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밝혔던 이성만 의원 측도,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사실관계를 확인해 검찰에 답하겠다며 말이 달라졌고,

윗선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직접 뒷돈을 뿌린 정황 역시 녹음파일에 담겼습니다.

검찰은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비롯한 다른 공여자들 소환조사 시점을 저울질하면서, 보강수사를 거쳐 강 씨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돈 봉투 의혹과 관련된 첫 번째 피의자이자 핵심 인물인 강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도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영상편집 : 송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