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어린이집 늘린다더니 '저출생' 역행 논란...퇴사 유도까지

2023.05.01 오전 05:13
[앵커]
서울시의회가 공공기관에 국공립 어린이집 운영을 종료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저출생 대책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보육교사를 비롯한 종사자들은 갑자기 닥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데, 대표는 자발적인 퇴사를 부추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예산이 대폭 깎이자 사회서비스원은 데이케어센터 2곳 위탁 계약을 해지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보육교사와 돌봄 종사자까지 120여 명의 고용이 불투명해집니다.

더 나아가, 서비스원은 오는 8월 이후엔 구성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데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사실상 기관 자체가 존폐 위기에 놓인 가운데, 오세훈 시장의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서울시 시민소통특보를 지낸 대표이사의 발언도 더해지며 내부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황정일 /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대표이사 (지난달 5일) : 이렇게 안을 내놓으면요, 자발적인 퇴사자가 있을 거라고 저는 기대를 해요. 장기요양을 그만하고 험악한 일만 하겠다는…. 자발적 조기 퇴직자가 생기지 않을까요?]

대표이사가 나서 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한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측은 이에 대해 사측의 공식입장은 아니라면서도, 아직 계획안이 확정되지 않아 인력 운용 대책은 따로 없는 상황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보육교사들로선 어린이집 운영이 민간으로 넘어갈 경우 그대로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답을 받지 못한 상황.

안정적인 고용 위에서 공공 돌봄을 제공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사라졌다고 입을 모읍니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소속 보육교사 : 다른 국공립은 면접만 보면 돼요. 하지만 여기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준비해야 해요, 준공무원처럼. 일반 국공립보다 더 불안정한 거니까 저는 서울시에 대한 실망감도 너무 크고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민간과 차이가 없다는 서울시의회 지적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서은진 / 응암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 1식 4찬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있고요. 보조교사들도 장애아 통합 보육교사 자격증을 다 가지고 있어서, 이런 부분이 차별화가 아니면 어떤 부분이 차별화인지….]

YTN 취재가 시작되자 서울시는 사회서비스원에 어린이집 위탁 운영을 종료하라고 먼저 요구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서비스원의 현 상황은 서울형 어린이집을 600곳으로 늘리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저출생 정책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최근 서울시는 민간 어린이집에 지원금을 줘서 보육의 질을 국공립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미 있던 국공립 어린이집을 민간에 맡기겠다는 건 일관되지 않다는 비판입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촬영기자: 김광현
그래픽: 박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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