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출입금지? 그냥 놓고갑니다"…또 터진 아파트 '택배 갈등'

출처 = 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택배가 가득 쌓여있다. 바닥에는 동별 표시가 다닥다닥 붙어있고 택배기사들은 집 앞 대신 이곳에 물건을 놓는 것으로 배송을 마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 3월, 해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이하 입주의)는 소방·구급차 등 긴급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단지 내 지상 운행을 금지하기로 의결했다. 입주의는 입주민들의 보행 안전을 위한 결정이라면서 택배기사들에게 5월부터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배송해달라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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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택배기사들은 배송차량의 높이가 대부분 2.5~2.6m인 탓에 주차장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아슬아슬해 사고 위험성이 있다며 특정 시간대만이라도 지상 출입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해당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층고는 택배차량 노선의 경우 2.5m, 이외의 통로는 2.3m다. 수원택배대리점연합(한진·CJ·롯데·로젠) 소속 관계자는 "사고가 우려된다면 아이들이 학교·유치원에 가 있는 시간만이라도 지상 출입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아파트 정문에 택배 보관소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입주의는 단지 내에 자동차 도로가 없어 지상 운행은 불가하다고 일축하면서, "쿠팡이나 우체국 택배 등은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배송하고 있는데 왜 택배 4사만 지상 출입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층고가 낮은 지하주차장에 택배 차량이 드나들 수 없어 생기는 갈등이 반복되자, 2018년 6월 지상공원형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층고를 2.7m로 상향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2019년부터 적용했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2019년 이전에 건축 승인을 받아 변경된 규칙을 적용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