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보는Y] "믿고 투자하면 대박"...유명인 사칭 코인 사기 '속수무책'

2023.11.15 오전 05:21
[앵커]
온라인 상에서 유명 주식 투자 전문가가 보낸 개인 메시지인 줄 알고 거액을 코인에 투자했다가 한순간에 날리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알고 보니 사칭범이 벌인 일이었는데, 코인 사기 피해를 막는 장치도 미비해 구제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윤태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60대 남성 A 씨는 지난 2018년부터 한 투자 전문가의 유튜브 영상을 보며 주식 투자를 해왔습니다.

영상 속 조언대로 투자했더니 수익률이 한때 30%까지 치솟아 신뢰가 쌓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투자 전문가의 사진과 이름을 내건 계정으로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게 해줄 테니 투자하라는 권유였습니다.

[A 씨 : 주식에 들어있는 돈을 다 빼서 여기에 다 넣으시라. 그러면 이게 500% 수익이니까 주식은 할 필요가 없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유튜브 강의 덕분으로 거둔 수익이 떠올라 크게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추천받은 코인 거래소로 네번에 걸쳐 모두 2억 8천만 원을 투자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계속 올라 믿음은 더 커졌습니다.

[A 씨 : 하루하루 매일 플러스가 올라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20% 됐다가, 그다음 날은 30% 되고 그다음 날은 35%….]

하지만 얼마 뒤, 수익을 현실화하려는 과정에서 A 씨는 수상한 낌새를 눈치챘습니다.

거래소 측에서 코인을 산 지 90일이 지나기 전에는 팔 수 없다며 거래를 막았기 때문입니다.

투자 전문가 홈페이지에 있는 연락처로 직접 전화를 건 뒤에야 A 씨는 속았단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투자 전문가 : 저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내가 코인을 한 번도 코인을 추천해보거나 코인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어요.]

뒤늦게 수소문해보니 비슷한 수법으로 유명인들을 사칭하며 똑같은 코인 투자를 유도한 사례가 넘쳐났습니다.

[임효승 / 변호사 : 이 정도 규모면 제가 봤을 때는 (피해자가) 수천 명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포털사이트) 인물 등록이 돼 있고 증권가에서 활동하시면서 수익도 많이 보신 분들 대상으로 이제 도용을 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칭범이 대포 통장으로 투자금을 받은데다, 서버가 해외에 있어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아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범인을 잡기 쉽지 않습니다.

코인 사기로 투자금을 입금하더라도 계좌를 정지할 방법이 현재로선 마땅치 않습니다.

[임효승 / 코인 사기 피해 변호사 :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은행에 직접 연락을 하면 그 피해 계좌를 즉시 동결을 시킵니다. 그런 제도들이 이제 코인 사기나 비상장 주식 사기에도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거래소는 인출을 거절해오다 지금은 폐쇄돼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황.

코인 사기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는 반면 보호 장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투자자들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A 씨 : 사실 그게 다 갚아야할 빚이거든요. 사는 의미도 없고 너무 착잡해요.]

YTN 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심원보

그래픽 : 기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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