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팩트체크] 고수익 재택 아르바이트의 실체

2023.11.21 오전 02:06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3년 11월 18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훈 기자(이하 송영훈)> 네. 안녕하세요.

◇ 최휘> 오늘 첫 번째로 팩트체크해 볼 내용은 무엇인가요?

◆ 송영훈> 최희 아나운서님, 혹시 ‘고수익 재택 아르바이트’ 이런 내용의 문자나 SNS 메시지 받으신 적 있으세요?

◇ 최휘> 네, 있습니다. 스팸 메시지죠?

◆ 송영훈> 네. 저도 문자로 여러 차례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 고수익 재택 아르바이트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문자나 모바일 메시지를 받은 분들이 실제로 가능한 건지 문의를 해 오거나, 피해를 보았다며 제보를 해 와서 확인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99.9% 사기입니다. 사기를 당한 사례는 여럿 찾았는데, 덕분에 돈을 벌었거나 수익을 냈다는 사례는 찾지 못했습니다. 가장 최근 신종 사기 사례는 구매대행을 해주거나 사용 후기를 남기면 아르바이트비를 지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최휘>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데, 구체적인 수법이 궁금합니다.

◆ 송영훈> 쇼핑몰 사이트에서 상품을 대신 주문해주면 구매비에 아르바이트 수수료를 더해 환급해주겠다고 속인 뒤 거액을 편취하는 사기입니다. 사기꾼은 자신을 쇼핑몰 직원이라고 소개한 뒤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물건을 대신 주문해주는 부업 아르바이트를 해달라고 합니다. 사이트에 가입해 현금으로 포인트를 충전한 뒤 지정 물품을 구매하면 물건값에 알바비를 더해 돈을 환급해주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해당 구매대행 사이트는 물건을 직접 사기 어렵거나 공동구매로 물건을 싸게 사려는 이들을 위한 곳이라고 소개합니다. 아르바이트에 응할 경우 초기에는 물건 대금과 알바비를 지급해 안심을 시킨 후, 이후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더 큰 금액을 충전하게 한 뒤, 수익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합니다. 피해자가 정산을 요구하면 증여세 등의 낯선 명목을 대며, 추가 입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흔히 ‘재택근무로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알바 모집’ 형태로 피해자를 유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매 대행 후 사용 후기를 남기면 구매비와 수수료를 준다는 방식도 있습니다. 최근 등장한 신종 사기 수법으로 전업주부나 구직자가 주요 대상입니다. 구매대행 사이트와 관련된 부업을 권유하는 연락을 받을 시 대부분 사기일 확률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최휘> 아르바이트나 부업을 하려는 분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한 거군요. 최근 주식이나 코인리딩방 메시지도 많던데요.

◆ 송영훈> 주식이나 가상화폐(코인)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속칭 ‘리딩방’은 이제 카카오톡 등의 모바일 단체방을 넘어, 보안이 뛰어나다는 텔레그램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초기에 작은 수익을 낸 것처럼 한 뒤 이를 기반으로 거액을 투자하도록 하거나, 특정 종목의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도록 많은 이들을 끌어 모은 뒤, 자신들은 매각을 하는 방식입니다. 종목 구매 정보라며 악성앱이 숨어있는 접속 링크를 보내기도 하고, 최근에는 로또번호 분석가로 행세하며 피해자들의 자금을 편취한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특히 보안 때문에 사용한다는 이들이 많은 텔레그램의 경우 문자·카톡과 달리 피싱 탐지 앱에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보안에 취약한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에 유명인들은 사칭한 광고 형태의 사기도 많았습니다. 그런 사칭광고에 응하면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경험한 사례가 있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우선 단톡방에 초대됩니다. 조작한 성공사례를 알려주며 신뢰를 쌓는 작업 즉 그루밍을 시작합니다. 초기에 소액을 투자해 보도록 한 후 수익을 냈다며 돌려주기도 합니다. 미끼인거죠. 이런 과정을 통해 신뢰가 쌓이며, “큰 수익을 내려면 모험을 해야 된다.” “작전을 할건데, 이제 한국주식은 작전을 하기 어렵다며 대만 등의 해외주식으로 작전을 할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해외거래이니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가상화폐로 투자금을 송금하도록 합니다. 작전이니까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고 보안을 지키라고도 합니다.

◇ 최휘> 작전... 치밀하네요. 이쯤에서 눈치를 채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 송영훈> 네. 그 단계에서 연락처를 차단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좀 더 의심을 하는 사람에게는 엉터리 앱을 설치하도록 합니다. 가짜 해외 거래소인데 대만 주식 등의 경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을 이용해 가짜 사이트와 계좌를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가짜 계좌에는 계속 수익이 쌓이고 있고요. 물론 조작된 거죠. 이 과정을 몇 주 정도 하면 계좌에 수익이 쌓이는 것이 보이니 혹하겠죠. 그리고 나면 큰 작전이 있다며 더 큰 돈을 투자하라고 합니다.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투자하게 하거나, 대출을 받으라고도 합니다. 가짜계좌를 통해 수 주 동안 수익이 크게 불어난 것을 보았으니, 대부분 응한다고 합니다. 그 다음 마지막 과정은 똑같습니다. 단톡방을 폐쇄하고 사라지는 거죠.

◇ 최휘> 온라인 사기는 대부분 큰 틀의 흐름을 보면 비슷한 방식인 것 같은데, 여전히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고요?

◆ 송영훈> 네. 앞서처럼 절박한 상황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초기에 적은 수익을 직접 경험하게 하거나, 조작해서 보여주면서 신뢰를 높이는 게 여전히 잘 통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여러 나라에서 QR코드를 이용한 피싱 범죄도 다시 등장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QR코드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인 큐싱(Qshing)은 사용자가 QR코드를 스캔하면 악성코드가 탑재된 앱 설치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개인정보와 금융정보 등을 빼내는 수법입니다. 악성 앱 다운로드 URL을 QR코드 형태로 만들어 숨겨두고,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읽을 경우 자동으로 악성 앱이 다운로드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악성 앱은 보안번호나 공인인증서 등 각종 개인정보를 탈취하거나 스마트폰 설정을 바꿔 금전 탈취가 이뤄집니다. 최근 중국에서 가짜 QR코드를 담은 주차 위반 고지서가 발견되고, 스페인에서는 공공자전거 공식QR코드 위에 ‘피싱’QR 코드가 부착되어 있는 것이 발견돼 문제가 됐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2015년에 피해사례가 등장한 바 있습니다.

◇ 최휘> QR코드도 함부로 보면 안 된다는 거군요. 늘 의심하고 조심해야 한다니 피곤해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 송영훈> 네. 국제 결제나 택배 미수령 같은 수법이 이제 많이 알려지니까 사기꾼들도 계속 새로운 방법을 찾거나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일단 휴대폰에 뭔가 설치하라고 하면 꼭 의심하고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칭사기범죄도 흔한 사례인데요. 최근에는 지인·가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감소한 데 반해 정부 기관 등을 사칭한 사례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0월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발생한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은 2만550건에 달했습니다. 피해액 규모는 4천143억 원이었고, 올해에만 2천506건(343억 원)의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10건 중 8건은 검찰·경찰·법원을 사칭했고, 그다음으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와 같은 온라인 사기 범죄는 당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불가피하게 사기 피해를 입은 경우라면 이를 인지한 즉시 피해금이 인출되거나 입금된 금융회사 콜센터에 전화하여 해당 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피해구제를 신청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 최휘> 네. 온라인 사기도 계속 진화하고 새로운 방법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수익재택아르바이트, 고수익리딩방 이런 건 대부분 사기일 확률이 높습니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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