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북한 사이트에 시(詩) 올려 당선된 60대, 국가보안법 위반 실형

2023.11.27 오전 08:30
ⓒ연합뉴스,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북한의 대남 선전용 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벌인 작품 경연에서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취지의 시(詩)를 응모해 당선된 60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27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회합·통신 및 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A(68)씨에게 총징역 1년 2개월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6년 9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우회접속 해 ‘통일의 방도’라는 제목의 이적 표현물을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 글에는 북한식 사회주의 통일이 이뤄지면 무상주택, 무료교육, 무료의료, 무과세 등이 주어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이어 ‘전셋집을 찾아 해매일 필요가 없다’, ‘직장이 없어 절망으로 나날을 보낼 일이 없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자살할 일이 없다’ 등의 표현을 썼다.

또 ‘북녘의 겨레들은 이미 통일을 위하여 뭉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남녘의 겨레들이여 우리도 통일을 위하여 모두 함께 뭉치고 앞으로 나아가자’고도 했다.

A씨는 2016년 초 이 사이트에서 작품 경연을 연다고 공고하자 관리자의 이메일과 사이트 독자 투고란에 글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글은 같은 해 11월 당선작으로 뽑혔다. A씨는 당선작으로 선정된 후 해당 글을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도 게시했다.

A씨는 2013년 포털 뉴스에 송고된 북한군 관련 기사에 북한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댓글을 작성하고 2014∼2017년 국내 포털사이트나 블로그에 이적표현물 72건을 재게시하거나 이메일함에 보관한 혐의 등도 받았다.

A씨는 과거에서도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로 기소되어 징역 10개월이 선고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누범기간 중 장기간에 걸쳐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이를 미화·찬양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이적표현물 상당수를 제작·반포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 “재판 중 범행 일체를 인정한 점, 게시 행위를 넘어 기본질서를 전복·저해하기 위한 폭력적 행동을 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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