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여직원 성추행에 경찰관 폭행...잇단 변호사 비위 물의

2024.03.04 오전 05:07
[앵커]
최근 로펌 직원을 성추행하거나, 술을 마시고 지구대 경찰관을 폭행한 변호사들이 잇따라 유죄를 선고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벌금형에 그친 데다, 대한변호사협회도 경징계 처분만 내려 큰 문제 없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철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30대 변호사 A 씨가 '강제 추행'을 처음 저지른 건 3년 전인 지난 2021년입니다.

A 씨는 같은 법무법인 직원에게 '연애 상담을 받고 싶다'며 다가간 뒤 팔을 만지고 강제로 손을 잡았습니다.

이후에도 뒤에서 갑자기 접근해 얼굴을 밀착시키거나, 허락 없이 머리를 쓰다듬는 등

다섯 달 동안 모두 여덟 차례,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반복했습니다.

뒤늦게 덜미가 잡혀 기소된 A 씨에게 지난해 6월, 1심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변호사법상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상당 기간 변호사 일을 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벌금 2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자체적으로 A 씨 징계를 의결했지만, 과태료 100만 원에 그쳤습니다.

A 씨는 항소심 재판 중에도 학원 강의를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경기 구리시에선 술을 마신 뒤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은 변호사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때리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해당 변호사 역시 법원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고,

변협도 중징계 대신 과태료 200만 원으로 처분을 끝냈습니다.

이처럼 잇따르는 변호사 비위에도 자격 정지나 제명 등 강한 징계가 내려지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2019년에서 2022년 사이 음주운전과 강제추행, 폭행 등으로 변협에서 징계받은 변호사는 모두 85명.

이 가운데 단 3명이 제명됐고, 10명만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정웅석 / 서경대학교 법학과 교수 : 변호사 수가 3만 명이 넘을 정도로 급격히 수가 증가했습니다. 비도덕적 행동에 대해선 좀 더 강한 변호사협회 징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사법부도 판결 선고 시 범행 자체로 경중을 판단해 엄벌해야 한단 지적도 나옵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영상편집 : 서영미

그래픽 : 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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