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도에 깔린 점자 보도블록은 시각장애인이 길을 걷게 도와주는 소중한 통로입니다.
길을 볼 수 있게 돕는 눈과 같은 곳이지만 곳곳이 막히고 끊겨 무용지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윤태인 기자가 시각장애인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각장애인 모상만 씨가 취재진을 만나러 오는 것부터 난관입니다.
점자블록 위를 공사장 바리케이드가 가렸습니다.
[모상만 / 시각장애인 : 장애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모르니까 부딪힐 뻔했고요. 전철역까지 가야 하는데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인지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습니다.]
서울의 대표적 명소인 광화문 광장에선 길을 잃고 턱에 걸려 넘어질 뻔해 시민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근처 서대문에선 인도가 끝났다는 의미인 '점형 블록'이 없어 한참을 고민에 빠져야 했습니다.
시각장애인에겐 생사를 가를 수도 있는 위기입니다.
[모상만 / 시각장애인 : (점형 블록이) 없으면 이거는 인도구나 하고 건너가거든요. 그러면 옆에서 전기차 같은 경우는 소음이 안 나기 때문에 모르고 건너가요. 그러면 사고 나지.]
시각장애인들의 길잡이가 되는 점자블록이 본격적으로 인도에 깔리기 시작한 건 지난 1988년부터입니다.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불과합니다.
전국 7천여 곳의 건널목 점자블록 실태를 파악한 결과 기준에 맞게 잘 설치된 곳은 5%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아예 없는 곳도 20%에 육박합니다.
전국 시군구청과 시각장애인연합회 지부 건물 주변을 조사했더니 나온 결과입니다.
그러다 보니, 관련 민원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해
요즘은 한 해 평균 천 건 넘게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되고 있습니다.
이런 요구를 반영해 지난해엔 점자블록을 훼손하거나 그 위에 물건을 쌓으면 과태료를 물리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점자블록이 제대로 설치된 곳이 워낙 적어서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YTN 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유준석
영상편집 : 김민경
그래픽 : 유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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