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꽃가루' 유독 올해 심한 거 같다고?
봄철 불청객인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꽃가루는 보통 4~5월이 가장 심하다. 지난달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꽃가루는 하늘이 맑고 기온은 높으며 초속 2m 정도로 약한 바람이 불 때 많이 발생한다. 기온이 20~30도 일 때 가장 짙다. 꽃가루는 미세 먼지와 비슷하다. 바람이 강하면 바다 쪽으로 쓸려 나가지만, 약하면 우리 주변에 머문다. 이런 기온과 바람 조건이 봄의 계절적 특성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유독 봄에 꽃가루가 심한 것이다.
하얀 솜처럼 보이는 건 '꽃가루' 아닌 '버드나무 솜털'
봄에 꽃가루가 심한 건 알았지만 유독 올해 심하다고 느낀다는 반응이 나온다. 직장인 A 씨는 "가만히 있어도 꽃가루가 둥둥 떠다닌다"며 "누가 곰 인형 솜 터뜨린 줄 알았다"고 말했다.
온난화 여파로 한반도의 기온이 오르면서, 불청객 꽃가루가 일찍 찾아와 유독 꽃가루 날림이 심하다고 느낄 순 있다. 올해는 3월부터 한낮 기온이 20도 이상, 4월 말에는 30도 안팎까지 기온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다만, '곰 인형 솜'같은 형태의 꽃가루라면 말이 다르다.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하얀 솜처럼 보이는 건 꽃가루가 아닌 버드나무 솜털이기 때문이다.
꽃가루라고 착각을 일으키는 버드나무 솜털은 버드나무 꽃씨에 붙어있다. 버드나무 솜털은 자칫 눈이나 입에 들어갈 수 있지만 알레르기 질환은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장안수 교수는 YTN에 "일반적으로 알레르기는 꽃가루가 일으키는 것"이라며 "버드나무 솜털은, 털이기 때문에 털 자체는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솜털도 자극을 주기 때문에 자극에 의한 증상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요즘 개, 고양이를 많이 키워서 알레르기가 많지 않냐. 이게 처음에 노출되는 게 아니라 (동물 털이) 계속 자극을 주다가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알레르기와 자극은 다른 말이기 때문에, 버드나무 솜털 자체가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꽃가루 달력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달력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13종 식물에 대해 꽃가루 날림 정도를 4단계로 구분해 안내한다. 13종 식물로는 오리나무, 측백나무, 자작나무, 개암나무, 참나무, 느릅나무, 소나무, 은행나무, 밤나무, 잔디류, 돼지푸, 환삼덩굴 쑥 등이다.
대표적인 봄꽃인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은 곤충이 꽃가루를 옮기는 충매화로 대부분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는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예방 어떻게?'
'기상청 날씨누리'에서는 꽃가루 농도위험지수를 지역별로 4단계로 분류해 단계별 대응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크게는 서울시만 보이지만, '지점값보기'를 클릭하면 서울 외 지역의 꽃가루 농도위험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또 국립기상과학원에서는 측정시간, 측정지점 등 나무별로 좀 더 상세한 꽃가루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단계별 대응요령에 따르면, 꽃가루 농도위험지수가 '매우높음'일 경우 ▲거의 모든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러야 함 ▲부득이하게 외출을 할 경우에는 선글라스, 마스크 등을 반드시 착용 ▲창문을 닫아 꽃가루의 실내 유입을 막음 ▲알레르기 환자의 경우 증상이 심해지면 전문의를 방문함 등을 안내하고 있다. 그 외 단계도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디지털뉴스팀 이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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