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금거래소 직원이 막은 피싱...필담으로 "도와줄게요"

2024.09.24 오후 11:09
[앵커]
딸을 납치했으니 골드바 등을 내놓으라며 협박한 중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전화를 받는 피해자의 모습을 보고 보이스피싱 범죄를 직감한 금 거래소 직원의 기지로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윤태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노트를 사이에 두고 서로 종이에 뭔가를 끄적이는 두 여성.

그런데 재킷을 입은 여성은 필담을 이어가면서도 왼손에 든 휴대전화를 놓지 않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관들도 나타나 필담에 가세합니다.

보이스피싱범에게 협박당해 금 거래소를 찾은 손님이 범인과 통화를 이어가며 경찰, 매장직원과 글로 대책을 논의하는 겁니다.

처음 매장을 찾은 손님이 허둥대는 모습을 본 금 거래소 직원 A 씨는 보이스피싱을 직감하고 손님에게 메모를 건넸습니다.

"도와드릴게요"라고 적힌 종이를 본 손님도 글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범이 피해자에게 딸을 납치했으니 살리고 싶으면 천만 원 상당의 골드바 등 금품을 준비하라고 요구한 상황.

A 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피해자와 통화 중인 범인이 들을 수 있게 "금을 포장했다"고 큰 소리로 말하며 빈 상자를 챙겨주는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피해자는 현금 420만 원과 골드바가 들어있는 것처럼 꾸민 가방을 들고 약속 장소에 나갔고, 현장에 함께 출동한 경찰이 범인을 붙잡았습니다.

[염태진 / 서울 중랑경찰서 형사2과장 : 피해자가 자녀의 안전이 먼저 확인되어야 건네줄 수 있다고 시간을 끄니까 검거될 것을 두려워했는지 현장을 떠났고 현장을 떠나는 걸 뒤따라가다가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검거된 28살 중국 국적 남성은 공범과 함께 다른 피해자 2명에게 자녀를 납치해 마약을 먹였으니 살리고 싶으면 돈을 내놓으라고 속여 천6백만 원을 가로챈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A 씨 덕분에 범죄 피해를 예방하고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며, 감사장 등 포상을 수여했습니다.

또, 붙잡은 범인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기고, 공범을 추적하며 여죄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윤태인입니다.


영상편집 : 김민경
화면제공 : 서울 중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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