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경기도의 초·중·고등학교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유해 도서로 분류해 폐기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10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발표된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경기도 학교도서관이 폐기한 책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경기도교육청 소감이 궁금하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경기도의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라는 명목으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포함한 2,528권의 책들을 폐기한 일을 언급한 것이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실은 경기도교육청이 제출한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진영의 '구의 증명',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등 성교육과 무관한 문학 서적까지 폐기 도서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폐기된 2,528권의 책들 가운데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에서 청소년 유해도서로 지정된 책은 1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누리꾼들은 "원래 악성 민원이 들어온다고 다 받아주는 거냐",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대표작을 폐기한 도서관이라니 촌극이 따로 없다", "우리나라 교육은 멀었구나" 등 비판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교육청 측은 11일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 목록을 만들어 각급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하도록 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채식주의자'를 폐기한 학교는 단 1곳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 누리꾼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조속히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 다시 배치하고, 청소년들의 권장 도서로 지정하여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의 민원을 경기도교육청에 제기했다.
이날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 우리 돈 약 13억 4,000만 원과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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