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빙초산을 음료수로 착각'해 이웃 사망케 한 시각장애인…법원 판결은?

2024.10.25 오전 10:49
ⓒ연합뉴스
빙초산을 음료수로 착각해 이웃에게 마시게 해 숨지게 한 80대 시각장애인에게 금고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4단독 정인영 부장판사는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시각장애 1급인 A씨는 지난해 9월 울산 자택 인근 평상에서 이웃들과 이야기하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70대 B씨와 C씨 목소리가 들리자 집에서 비타민 음료수를 꺼내 와 건네줬다.

음료를 마신 뒤 B씨는 별다른 이상이 없던 반면, C씨는 곧바로 속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면서 화장실로 가 구토를 했다.

옆에서 보던 다른 이웃이 C씨가 마셨던 음료수 병을 들고 근처 약국으로 찾아가니, 약사는 “마시면 안 되는 것이다”고 알려줬다.

결국 119 구급대가 출동해 C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조사 결과, 당시 A씨가 C씨에게 건넸던 병에는 '식용 빙초산'이라는 라벨이 붙어있었다. 시각장애인인 A씨가 빙초산을 비타민 음료수로 착각한 것이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시각장애인으로 문자를 볼 수 없고, 색깔을 구별할 수도 없으며 눈앞에 움직임이 없으면 사물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내용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다만, 피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이 받은 병의 내용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마신 점, 유족들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나이 등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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