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PM] 전국민이 사랑한 '욕쟁이 할머니' 김수미 씨 별세

2024.10.25 오후 03:25
■ 진행 : 나경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2P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제는 그리운 얼굴이 됐습니다. 배우 김수미 씨, 오늘(25일) 오전 향년 75세로 별세했습니다.김 씨는오늘 오전 심정지 상태로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 판정을 받은 거로 확인됐습니다. 고인은 지난 5월 건강상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고인의 빈소는 오후 서울 한양대학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입니다. 전해드린 대로 배우 김수미 씨가 향년 75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김수미 씨의 50여 년 연기 인생을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돌아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연결돼 있으시죠?

[김헌식]
안녕하십니까.

[앵커]
갑작스러운 소식이라 더 황망한 분들 굉장히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김수미 씨가 지병이 있던 건가요?

[김헌식]
지병설이 있었는데요. 앞서 언급하셨듯이 직접적으로는 고혈당 쇼크인 것으로 언론에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김수미 씨의 아들인 정명호 이사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사인을 조사한 경찰이 고혈당 쇼크사가 사인이라고 밝혔다고 했습니다.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다고 언급했는데요. 참고로 고혈당 쇼크는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해서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입니다. 스트레스 등 외부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14년간 출연했던 뮤지컬 친정엄마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 때문에 소송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 이사 같은 경우에도 친정엄마 때문에 스트레스가 굉장히 어머니가 심했다. 지난해부터 출연료 한 푼도 받지 못해서 소송을 준비 중이었다,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고인은 올해 초 들어서서 건강이 악화돼서 수차례 병원에 입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5월에도 병원에 입원했다가 다시 또 활동했다가 8월 말에 또다시 건강 악화로 입원하면서 방송 활동을 점점 중단했는데 끝내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이렇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생일이 고작 하루 지난 뒤에 목숨을 잃은 상황이라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앵커]
활동을 중단을 했다가 앞서 지난달에 홈쇼핑 방송에 출연하신 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 한 차례 건강 이상설이 돌았었다고요?

[김헌식]
그렇습니다. 9월 8일에 한 홈쇼핑 방송에 출연해서 자신이 설립한 브랜드의 김치를 홍보했는데요. 피로 누적으로 활동을 중단한 뒤에 다시 첫 공식활동이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지적한 것이 눈에 띄는 것은 김수미 씨 어두워진 안색이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건강이 안 좋아 보인다. 얼굴이 부어보이고 손도 떨고 말도 느리고 불안하다는 지적도 있었고요. 심지어는 김치도 찢다 말고 끝까지 힘을 발휘하지도 못했다. 말도 느린 상황 속에서 뇌졸중 전조증상 아니냐 이런 지적까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전조증상이 있었음에도 여기서 좀 더 면밀하게 헤아리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한편 남게 됐습니다.

[앵커]
왕성한 활동을 그동안 펼쳐오셨기 때문에 향년 75세라는 부고에 놀란 분들이 많으실 건데요. 1970년 데뷔를 하셨으니까 50년 넘게 연기를 해온 겁니다. 김수미 씨의 대표작 어떤 것들이 있나요?

[김헌식]
1970년 공채 탤런트로 데뷔를 했고요. 이듬해 드라마 수사반장을 시작으로 해서 백년손님을 거쳐서 1980년에는 다 아시다시피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로 출연해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TV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는 카사노바에게 온몸에 정기를 뺏겨서 50년 중년 여성처럼 된 이사벨로 등장하면서 웃음을 선사를 했었고요. 또 어머니의 다양한 얼굴도 보여줬습니다. 영화 가문의 영광의 조폭 보스, 또 홍덕자, 맨발의 기봉이의 아들을 둔 순진한 촌부 등을 연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또 1987년에서 89년에는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면서 그 뒤에 예능 프로그램을 섭렵하는 역량을 갖추기도 했습니다. 헬머니, 왕후의 품격 같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고요. 지난해에는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에서 관객과 다시 만나기로 했고 올해 5월까지는 연극 친정엄마에서 열연을 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특히나 안녕 프랜차스카에서는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여기에서는 중견배우 김수미 씨가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가 생겨서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가, 그 뒤에는 또 부각되기 시작을 했는데 남녀노소에게 모두 사랑을 받는 그런 캐릭터로 발돋움하게 됐습니다.

[앵커]
다양한 역할을 그동안 해오셨는데 그래도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전원일기의 일용엄니 역. 22년 동안 이 역할을 해왔었는데 이게 굉장히 많이 알려진 일화죠. 김수미 씨가 첫 촬영 당시에 32살에 불과했고 실제로는 아들 일용이 역의 박은수 씨보다 더 어렸었다고요?

[김헌식]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들 일용이 역의 박은수 씨보다 나이가 어린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애초에 캐스팅됐다고 했는데 어떤 역할인지를 구체적으로 듣지 못했고 이후 대기실에서 만난 선배인 박은수 씨가 같이 한집에 사는 그런 역할이다라고 하더라, 이렇게 얘기를 전했고 그러면 우리가 부부냐라고 했더니 네가 우리 엄마야라고 대답을 해서 그때서야 알았다라고 합니다. 2살이 많은 박은수 씨를 극 중에서는 너 이놈 새키, 이런 식으로 혼내다가 촬영이 끝나고 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선배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공손하게 인사를 드린 뒤에 집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김수미 씨는 원래 처음에는 약간 하기 싫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3개월 동안 제주도로 도망간 적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지만 김혜자 씨가 나서서 다른 출연자들은 이것을 직장으로 생각하는데 너 혼자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너 때문에 박은수 씨와 김혜자, 며느리 역할을 하셨던 배우죠. 밥줄을 끊을 셈이냐고 김혜자 씨가 얘기하니까 정신이 번쩍 들어서 출연하게 됐다는 훈훈한 인성을 알 수가 있는 에피소드가 되겠습니다.

[앵커]
김수미 씨는 연기로도 기억되고 있기도 하지만 아주 찰진 욕설 연기도 기억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당대 여배우가 이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게 쉽지 않았을 일일 것 같은데요.

[김헌식]
그렇습니다. 실제 욕쟁이 할머니 이미지가 강한 김수미 씨가 이런 캐릭터를 맡으면서 생긴 고충도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작업을 해보신 분은 다 알 텐데 부부 동반으로 모임을 가면 꼭 나한테 어디 아프세요라고 묻는다면서 캐릭터가 실제와 너무 다르다라는 것을 이야기하는데요.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덧붙여서 강아지랑 동네 산책하면 중학생들이 욕해주세요라고 요청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됐나 싶다가도 욕해달라는 중학생에 진짜 욕을 해줬다고 말해서 웃음을 자아낸 적도 있는데요. 일용엄니 역할 때문에 할머니 또는 어머니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어머니 역할 하면 국민 어머니로 불리는 원로 배우 김혜자 씨도 있는데 김혜자는 자애로운 어머니 역할을 주로 맡았다면 김수미 씨 같은 경우는 괄괄하면서도 구수한 욕을 사용하는 친근한 노인 역할로 해서 대중에게 친숙했다는 거고요. 김수미 씨 화법은 직설적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따뜻한 그런 모습을 보이는 점이 이렇게 역발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앵커]
평론가님 생각하시기에 대중이 김수미 씨의 욕설 연기를 사랑한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김헌식]
일단 할머니 중에서도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 같은 경우에는 욕은 하지만 욕 이면에 관심이 들어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어느 분은 그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사람에게 상처 주는 욕도 있지만 사람의 한을 풀어주고 살리는 욕도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김수미 씨의 욕은 사람을 살리는 욕이 아니냐. 그래서 찰지고 시원한 욕이 온갖 스트레스로 물든 현대 사회에서 지친 분들한테 어머니들의 사랑, 모성애를 느낄 수 있게 했기 때문에 김수미 씨가 사랑을 받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김수미 씨의 화법이 직설적인데 말투가 직설적인 사람들이 겉으로는 세 보이지만 굉장히 의리있고 따뜻한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공식에 김수미 씨가 적절하게 맞았던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욕설 연기도 욕설 연기도 또 남다른 손맛으로도 굉장히 유명합니다. 실제 외식사업을 하시기도 했고 또 이름을 내건 요리 프로그램도 진행을 하셨잖아요.

[김헌식]
그렇습니다. 요리솜씨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죠. 연기 활동과 별개로 음식을 주제로 하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을 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수미네 반찬에서는 최현석, 여경래 등 유명 셰프에게 요리비결을 오히려 전수해 주는 그런 모습까지 보여서 깜짝 놀라게 했고. 또 자신의 이름을 건 간장게장 사업에다가 또 간장게장 모델로도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수미 씨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 요리책이나 음식과 관련된 일화를 털어놓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한 방송인은 집으로 초대받은 일화를 소개를 했는데 진짜 따끈한 이밥에, 쌀밥에 손수 만드신 간장게장과 보리굴비를 한상 내오셨다면서 베풀고 사셨는지를 얼마나 알았는지를, 칠순잔치하는 과정에서 유명 배우, 가수들이 너무 많이 와서 인품을 알 수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했었고요. 한 누리꾼은 김수미 배우가 낸 요리책을 보고 엄마가 해 주시는 음식들이 참 맛있었다, 감사했다라면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그런 글까지 올렸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50여 년의 연기 인생, 또 방송 활동을 통해서 김수미 씨가 우리 대중문화에 남긴 유산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김헌식]
남들이 하기 싫은 배역, 할머니 역이었죠. 젊은 32살의 나이. 그렇지만 그것을 신명 나게 재창조하기로 역발상을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수미 씨는 무기력한 할머니 모습이 아니라 그녀 어린 시절의 또래와 줄넘기를 하던 할머니를 생각을 하면서 우리의 할머니를 재탄생시켰거든요. 그래서 이런 마다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웃음과 사랑을 주는데 능동적이었고 음식까지도 즐겁게 해줬던 그런 모습들이 진정한 대중문화예술인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앵커]
김수미 씨만의 구수하고 진득한 연기, 그 안에 담긴 사람에 대한 애정을 우리 대중들이 오래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김수미 씨의 연기 인생을 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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