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법 추심 문제와 관련해 YTN이 전직 사채업자를 만나 피해자들을 어떤 식으로 괴롭히는지 실태를 확인했습니다.
사채업자들은 지인들의 연락처를 담보로 받고 돈을 갚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매장해 버리겠다며 아이는 물론 직장 동료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고 협박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A 씨가 사채업자에게 써준 차용증에는 40만 원을 언제까지 갚겠다고만 돼 있을 뿐 원금이나 이자율은 적혀있지 않습니다.
A 씨가 숨지기 전 탈출구를 찾기 위해 찾아가 상담했던 사채 피해 인터넷 카페 운영자는 이런 엉터리 차용증은 빌린 돈을 부풀려 갈취하는 데 악용된다고 말합니다.
[사채 피해 카페 운영자 : 가족들한테라도 (대신) 받을 때 나는 20만 원을 빌렸지만, 차용증엔 50이라고 적혀 있어봐요. 50만 원 빌려줬다, 봐봐.]
6살 딸의 유치원에 협박전화를 한 것도 피해자들의 가장 고통스러운 고리를 노리는 악질 사채업자들의 전형적인 수법이었습니다.
[사채 피해 카페 운영자 : (가장 악랄한 추심 방법은?) 애들 건드리는 거죠, 학교까지 전화해서 실제로 협박하고 담임 선생님한테도 욕을 하고….]
사채업자들은 아이 등 가족은 물론 친구나 회사 동료를 상대로도 불법 추심에 나서며 사회적으로 매장되게 하겠다고 피해자들을 협박하는데,
이를 위해 지인들 연락처를 담보로 받거나, 휴대전화에 프로그램을 깔아 주소록을 통째로 빼가기도 합니다.
불법 사금융 업체에서 2년여 동안 일했던 전직 불법 사채업자도 가장 먼저 배운 건 겁주는 방법, 그중에서도 지인 추심이라고 증언합니다.
[전직 사채업자 : 일단 겁을 줘야 하는 거죠. 너희 아빠 누구지? 내 돈 빌려 갔는데, 내 돈 갚아라. 왜 안 갚냐.]
돈을 안 갚으면 지인들에게 뿌리겠다며 나체 사진이나 영상을 받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전직 사채업자 : 갚지 못한다 그러면 대신 나체 사진을 보내라. ○○을 노출해서 보내면 이자를 조금 감면시켜 줄 테니, 일단 보내라.]
사채업자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절대 신분을 노출하지 않는데 실장, 팀장 등 가짜 직책을 대며 SNS나 대포폰으로만 피해자들과 접촉합니다.
빚에 허덕여 돌려막기를 시도하는 피해자에게는 다른 사채업자인 척 SNS로 접근해 고금리로 돈을 뜯어내길 반복합니다.
[이건수 /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 : 비대면 대출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심리적인 저항도 덜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고 편리하다.]
아이와 부모님, 친구와 직장까지, 피해자들의 모든 걸 손아귀에 쥔 사채업자들의 횡포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촬영기자 : 김정원 심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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