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담소] 위장이혼 뒤 사라진 남편, 때마침 다가온 동창에 마음 '흔들'..."응징하겠다"

2024.12.18 오전 07:33
□ 방송일시 : 2024년 12월 18일 (수)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손은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쟁점 : 남편, 이혼 무효 소송과 대학 동기 상대로 상간자 손해배상 청구
- 이혼 무효 소송, 이혼 의사 합치가 없었던 경우에 성립 가능
- 가장이혼이라 하더라도 협의 이혼 신고 이뤄졌다면 합치된 것으로 보고 이혼 유효
- '이혼 무효' 남편 주장? 인정된다 해도 동기에게 불법 행위에 대한 고의 없어...위자료 청구 기각 가능성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당신을 위한 로하우스 조담소 손은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손은채 변호사(이하 손은채)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손은채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 상담소를 찾은 분은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사연으로 먼저 만나보겠습니다.

■ 사연자 : 저와 남편은 대학 시절 총학생회에서 만났습니다. 남편은 총학생회 회장이었고 저는 간부였습니다. 남편은 학창 시절 말수가 적고 카리스마 있는 성격으로 유명했습니다. 사실 그 점에 반해서 결혼까지 한 겁니다. 남편은 남자가 큰일을 하는데 여자가 막으면 안 된다 같은 소리를 종종 했습니다. 자기 일을 방해하지 말라는 말로 알아듣고 저는 잠자코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혼 5년 차쯤부터 남편의 외박이 잦아졌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에는 빚쟁이들이 집을 찾아와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남편에게 아무리 전화해도 연락이 닿지 않아서 불안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자정 무렵 남편이 연락도 없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돈을 좀 빌렸는데 상황이 좋지 않다며 앞으로 힘들어질 수 있으니 일단 이혼을 하자고 하더군요. 저는 처음에 싫다고 했지만 상황이 좋아지면 바로 다시 합치자는 말에 남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혼한 이후 처음 몇 달간은 남편과 가끔 통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두어 달 뒤부터 당분간 연락하기 힘들겠다고 하더니 소식이 끊겼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전세 계약이 끝나서 저는 다른 동네로 이사했습니다. 그곳에서 총학생회에서 함께 일했던 대학 동기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에게 제 고민 상담을 하다가 사이가 가까워졌고 저희는 진지한 만남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남편에게 문자 한 통이 왔습니다. 남편은 우리가 헤어진 것이 아닌데 어떻게 대학 친구를 만날 수 있냐라고 하면서 법대로 해결하자고 통보했습니다. 남편은 저를 되찾고 그 친구를 응징하겠다고 하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무 두렵습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가장 이혼을 한 부부의 사연이었습니다. 사연을 보니까 빚 때문에 가장 이혼을 하신 것 같은데요. 실제로 돈 때문에 이렇게 서류상으로만 이혼하는 부부 좀 있죠?

◇ 손은채 : 네 종종 계십니다.

◆ 조인섭 : 그 사연자분의 남편이 이제 소송을 준비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소송을 준비하려고 하는 걸까요?

◇ 손은채 : 아무래도 이혼 무효 소송과 상간자 손해배상 청구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

◆ 조인섭 : 네 이혼 무효 소송이요. 민법에는 이혼 취소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이혼 무효에 관한 이제 규정은 없는 걸로 아는데 이혼 무효 소송이 가능할까요?

◇ 손은채 : 네 가능합니다. 이혼 무효에 관하여 민법에 아무런 규정은 없지만 이혼 성립 요건에 흠이 있는 경우에 당연히 무효를 다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에서 이혼 무효의 소를 가류 가사소송으로 규정하고 있고 또 실제로 재판이 진행됩니다.

◆ 조인섭 : 네 그럼 어떤 경우에 이혼이 무효가 되는 걸까요?

◇ 손은채 : 몇 가지 사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서로 이혼 의사의 합치가 있어 없었던 경우 이혼을 무효로 봅니다. 그런데 이 이혼 의사라는 것이 어떻게 해석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어요. 이혼 의사에 관하여 혼인 관계의 실체를 해소하려는 그러니까 실제로 따로 살겠다는 실질적 의사를 이혼 의사로 보는 것이 하나이고요. 다른 하나는 이혼 신고, 어쨌거나 혼인 중인 외관을 없애기 위해서 협의이혼 신고를 하는 형식적 의사를 이혼 의사로 보는 것입니다. 실제로 따로 살 생각이 없지만 서로 동의하에 이혼 신고를 했다면 이는 가장 이혼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네 그러면은 가장 이혼이라고 할 때 그 이혼이 무효로 되는 걸까요? 사연자분의 경우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 손은채 : 사실 부부의 실제 의사가 무엇이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인지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같이 이혼 신고를 하면 이혼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는 것으로 보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즉 가장 이혼이라고 하더라도 협의 이혼에서 이혼 의사는 법률상의 부부 관계를 해소하려는 의사를 말하므로 일시적으로나마 법률상 부부 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 간의 합의 하에 협의이혼 신고가 된 이상 이혼은 유효합니다. 설령 그 협의 이혼에 다른 목적 그러니까 사연처럼 빚쟁이를 피하겠다는 그런 목적 등이 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이혼은 인정이 되고요. 남편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혼하려고 한 건 아니고 빚쟁이들에게 아내가 괴롭힘 받는 걸 방지하려고 이혼 신고를 한 건데 그래도 이혼을 무효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 조인섭 : 네 그러면 이제 사연자분 같은 경우 남편의 이혼 무효 청구는 이제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남편이 대학 친구를 상대로 이제 소위 말하는 상간자 위자료 청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하지만 만약에 사연자분의 이혼을 무효로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라고 한다면 그럴 경우에는 대학 동기는 위자료 지급해야 할까요?

◇ 손은채 : 만약 이혼 무효 청구가 인용된다면 이 판결은 제3자에게도 효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 어느 누구도 이혼이 유효라고 주장할 수 없고 처음부터 이혼의 효력이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사연자분은 대학 동기를 만날 때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상태인 셈이죠. 우리 법에서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사람과 만난다면 부정행위 즉 상간자가 될 수 있는데요. 그렇지만 상간 손해배상에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유부녀인 것을 알았느냐가 아주 중요한 요건입니다. 다시 말해 불법 행위에 고의가 있었냐는 말인데요. 사연자 분의 경우 일단 서류상으로 깔끔한 싱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원래 집에서 이사도 하고 남편과 연락도 주고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대학 친구 입장에서는 아무리 원래 알던 사이라고 하더라도 사연자분과 남편이 가장 이혼이고 이혼이 무효라는 것까지 알기 어려웠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 손은채 : 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만약에 사연자분과 남편 사이 이혼이 무효라고 볼 만한 그런 사정이 있고 그래서 실제로 이혼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대학 친구에게는 이 불법 행위의 고의 즉 유부녀인 걸 몰랐다고 봐서 위자료가 기각될 것 같습니다.

◆ 조인섭 : 네 그러면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사연자분의 남편은 이혼 무효 소송과 대학 동기를 상대로 상간자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우리 민법상 이혼 무효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이혼 성립 요건에 흠이 있는 경우에는 이혼 무효 소송이 가능합니다. 이혼 무효는 이혼 의사의 합치가 없었던 경우에 성립하는데요. 이때 이혼 의사가 실질적인지 형식적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이혼이라고 하더라도 협의 이혼 신고 자체가 이루어졌다면 이혼 의사가 합치된 것으로 보고 이혼은 유효한 것으로 본다라고 하는 것이 판례입니다. 그리고 설사 남편의 주장대로 이혼이 무효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대학 동기한테는 불법 행위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라고 보여 지기 때문에 위자료 청구는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정리해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손은채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 손은채 :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와 홈페이지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홈페이지 상담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에 따로 연락을 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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