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5년 1월 14일 (수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이재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도움말 : 법무법인 신세계로
◇조인섭: 당신을 위한 Iaw하우스 이재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재현: 안녕하세요. 법원의 신세계로의 이재현 변호사입니다.
◇조인섭: 오늘의 고민 사연 볼까요?
◎사연자: 저는 지인의 소개로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젠틀한 매너에, 든든한 재력까지 갖춘 남편은 완벽한 신랑감이었습니다. 그는 "사업상 해외 출장이 잦아 혼인 신고는 나중에 하고, 우선 식부터 올리고 살자"라고 하면서 결혼을 서둘렀습니다. 상견례 자리에서 시부모님은 "노총각 아들이 참한 색시를 만났다"라고 하면서 눈물을 흘리셨고, 시누이는 "오빠가 모아둔 돈이 많으니 몸만 오라"면서 저를 살갑게 챙겼습니다. 호텔에서 성대한 결혼식까지 올렸고, 남편과 시댁 식구들은 하객들 앞에서 정말 완벽한 가족처럼 보였습니다. 남편 집에서 우연히 가족관계 증명서를 발견하기 전까지 말입니다. 거기에는 낯선 여자의 이름이 '배우자'로, 그리고 한 아이가 '자녀'로 올라가 있었습니다. 제가 경악해서 남편을 추궁하자 남편은 아내와 아이가 있다는 것을 시인했습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시댁의 태도였습니다. 제가 따지러 갔더니 시어머니는 "어차피 걔랑은 끝난 사이다. 네가 첩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살면 안 되겠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남편은 무릎을 꿇고 헤어질 수 없다고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울고 불고 날뛰면서 화를 내자, 위자료와 손해배상으로 10억 원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사기 결혼을 그냥 끝낼 수 없습니다. 법적으로 대응을 하고 싶은데요. 어떤 걸 준비해야 할까요?
◇조인섭: 오늘의 사연을 만나봤습니다. 남편한테 아내와 자녀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혼을 했던 게 아니라, 그 결혼이 계속 유지된 상태였던 거죠. 그런 상태에서 상견례에 결혼식까지 성대하게 열었다고 하니까, 뭐 생각해 보면 남편뿐만 아니라 시댁 식구들까지 모두 작정을 하고 속인 것 같은데요. 너무 기가 막히셨을 것 같습니다.
◆이재현: 사연자분이 겪으셨을 고통은 정말 상상하기 힘든데요. 남편과 시댁 식구들의 연기는 마치 영화 트루먼쇼를 떠올리게 합니다.
◇조인섭: 그렇네요. 그런데 이 사연은 사실 법적으로 보면 '중혼적 사실혼'에 해당하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일단 '중혼적 사실혼'이 정확히 어떤 경우인지 먼저 설명을 해 주세요.
◆이재현: 네. '중혼적 사실혼'은 법률상 배우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사실혼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혼인 신고를 한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제3자와 '두 집 살림'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인섭: 그렇죠. 그러면 이런 이제 '중혼적 사실혼'인 상황에서, 일반적인 이혼이나 이혼할 때, 재산 분할 위자료 받지 않습니까? 이런 거 다 가능한 걸까요?
◆이재현: '중혼적 사실혼'은 일부일처제 원칙에 따라 원칙적으로 법률상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배우자 입양이 기혼 사실을 숨기고, 사실혼을 유지한 경우에는 기망에 따른 정신적 손해로 위자료 청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연에서 남편이 사연자분을 속이고 결혼식을 올린 뒤, 사실혼을 유지하였으므로 사연자분은 남편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조인섭: 그렇군요. 근데 이때 위자료도 결국은 민사로, 그러니까 '중혼적 사실혼'은 파탄으로 인한 위자료라기보다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배상으로 진행이 돼야 될 것 같긴 하거든요? 그러면 이 관계를 끝낸다 라고 했을 때, '이혼 소송'을 거쳐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어떤 소송을 진행을 해야 되는 걸까요?
◆이재현: 법률상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혼 소송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애초에 사연자분과 남편은 법적인 부부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사연자분은 '사실혼 부당 파기'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해야 합니다.
◇조인섭: 네 그렇군요. 근데 지금 사연자분이 올려주신 내용을 보면 남편이 잘못했다고 하면서 '10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각서를 써준 게 있어요. 그리고 공증까지 받으신 것 같거든요? 그러면 어쨌거나 공증을 받은 각서인데, 이거 법적인 효력이 있는 걸까요?
◆이재현: 각서나 공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민법 제103조에 사회질서에 반하거나, 민법 제104조에 규정된 당사자의 궁박한 처지를 이용하여 현저히 불공정하게 이루어졌다면 각서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로 될 수 있습니다. 판례는 특히 부부 또는 불륜 관계에서 작성된 각서에 대해 위자료나, 위역발의 액수가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따라 그 초과 부분을 무효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민법 제104조 '불공정한 법률 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 급부의 현저한 불균형이 있고, 주관적으로 상대방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려는 악의가 있었음이 증명되어야 하므로, 인정 요건이 매우 엄격합니다. 특히 위자료 지급 약정과 같은 무상 행위는 대가 관계가 없으므로 민법 제104조가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조인섭: 네 그렇군요. 그러면은 지금 사연자분 같은 경우는 민법 103조, 104조 다 위반하지 않은 거여서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아니면 못 받는 걸까요?
◆이재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연자분이 10억 원을 다 받기는 어렵습니다. 공증까지 마친 각서라도 그 효력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특히 부부나 연인 관계에서 감정적 격앙, 또는 심리적 압박 상태에서 작성된 과도한 금전 지급 약정은 민법 제103조에 따라 법원이 그 효력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조인섭: 네. 그럼 실제 헤어지는 과정에서 이렇게 각서 작성해 주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실제 사례에서는 어떻게 판단이 됐을까요?
◆이재현: 실제로 남편이 아내에게 혼인 중 폭언 등을 사과하는 임의로 5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약속 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해 준 사건에서 법원은 남편의 잘못을 감안하더라도 5억 원이라는 금액은 통상적인 위자료 규모를 현저히 초과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는 남편에게 거액의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에 위반돼서,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약정 전부를 무효로 하지 않고, 위자료로 용인될 수 있는 5천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무효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사연자분의 경우에도 10억 원이 아닌 위자료로 용인될 수 있는 한도까지만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조인섭: 네. 근데 만약에 남편이 잘못했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남편이 각서나 공증의 효력을 다투지 않는다면, 그때는 그냥 10억 원을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이재현: 네 10억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남편이 각서 및 공증의 효력을 다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가장 큰 문제는 남편에게 진짜 10억 원이 있는가? 입니다. 남편 명의의 부동산, 보증금, 예금 등이 있다면 즉시 강제 집행이 가능하지만, 만약 남편 명의의 재산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회수가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조인섭: 그렇군요. 그러면 이제 남편뿐만 아니라 지금 상견례, 결혼식 과정에서 시댁 식구들도 같이 속인 걸로 보이거든요? 그럼 남편뿐만 아니라 시댁 식구들한테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이재현: 네 가능합니다. 시댁 식구들이 남편이 유부남인 것을 알면서도 사연자분을 적극적으로 속이고 결혼을 진행한 것은 '공동 불법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연자분은 남편뿐만 아니라 시댁 식구들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인섭: 네. 다만 이제 위자료 액수가 크지는 않겠죠?
◆이재현: 예 그렇습니다.
◇조인섭: 네. 이런 경우에 사실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남편을 사기죄로 감옥에 보낼 수 없냐. 이런 생각 많이 하시거든요? 사기죄는 어떻게 될까요?
◆이재현: 안타깝게도 단순히 '미혼이다'라고 속여 결혼하고, 성관계를 맺은 것만으로는 '혼인빙자 간음죄 폐지'로 인해 더 이상 형사 처벌이 어렵습니다.
◇조인섭: 그렇죠?
◆이재현: 다만 남편이 결혼 과정에서 '사업 자금이 필요하다' 등의 이유로 사연자분으로부터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면, 기망 행위를 통해 재산상 이익을 취한 것으로 평가되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인섭: 그렇군요. 근데 이제 마지막으로 그 남편의 법적 부인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법적 부인 입장에서는 사연자분을 상간녀라고 하면서 공격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본처로부터 '상간 소송' 당할 위험, 이거는 없는 걸까요?
◆이재현: '상간 소송'은 혼인 중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한 상간자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입니다. 여기에서는 법률혼뿐만 아니라 사실론도 포함됩니다. 다만 상간자가 배우자의 혼인 사실을 알았어야 합니다. 따라서 사실혼이어도 상간 소송이 가능하지만, 사연자분의 경우엔 남편이 유부남인 사실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상간 소송을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조인섭: 네. 그럼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하자면, 사연자분의 남편은 법률상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사연자분은 '중혼적 사실혼'입니다. 이런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서 남편이 잘못했다고 반성하면서 작성한 10억 원 각서는 전액이 인정될 수는 없다, 어려울 수 있다는 거 알려드렸고요. 다만 이제 남편이 '인정하고 주겠다' 라고 하는 경우에도 남편 명의의 재산은 꼭 확인해 봐야 된다고 조언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재현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이재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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