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X파일] '이런 X' 무죄 vs '싸이코' 유죄? 악플러 법적 판단 달랐던 이유

2026.02.24 오후 01:26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2월 24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박세홍 변호사

⦁ 김호중 악플러 180명 상대 손배소송, 178명 무죄 2명만 유죄
⦁ 뉴진스 엄마 민희진 전 대표 악플러 소송 '이런 X' 무죄 vs '양아치' '싸이코' 유죄로 판결
⦁ 변호사 "사람 자체를 저주했느냐, 행동을 비판했느냐..'표현의 자유' vs '인격권 침해'가 판결 갈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연예인과 관련된 소송. ‘누가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더라’라는 소식들 뉴스에서 자주 접하곤 하죠? 그중에서도 오늘은 연예인들이 악플러를 상대로 벌이는 법적 분쟁에 집중해보겠습니다. 가수 김호중 씨가 자신에게 부정적 글을 올린 이들을 상대로 제기했던 7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옥중에서 악플러 소송을 제기한 거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실제 이 소송은 음주사건이 발생하기 훨씬 이전에 시작됐고, 5년여의 시간이 흐른 최근에서야 결론이 났던 거죠. 실제 김호중 씨는 누리꾼 180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단 2명에 대해서만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니까 나머지 178명에 대한 청구는 기각된 거죠. 그리고 책임이 인정된 두 사람에게는 각각 100만원씩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는데요. 여기서 드는 궁금증, 도대체 왜 178명은 책임이 없다 판단됐고, 2명은 책임이 인정된 걸까요? 아마도 성폭행을 비롯한 중대한 범죄로 실형까지 선고받은 유명인을 향해 댓글로 비판하는 것, “사실을 말한 건데 왜 문제가 되냐”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 성폭행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후에도 악플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었고요. 법원의 판단은 누리꾼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과연 어디에서 갈렸을까요? 오늘 에서 이 문제,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원화입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박세홍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박세홍: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박세홍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오늘 저희가 살펴볼 부분은 연예인과 악플러 소송인데요. 사실 악플을 달았다고 해서 전부 똑같이 처벌되느냐? 하면 그건 아니거든요. 오늘 그 기준을 좀 명확히 정리해보죠. 먼저 김호중 씨 사건부터 보겠습니다. 최근에 판결이 나왔는데, 어떤 소송이었고, 결론이 어떻게 나왔는지 이것부터 한 번 살펴볼까요?

◆박세홍: 네, 지난 2021년 김호중 씨 측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글을 올린 누리꾼 180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당시 청구 금액만 7억 원이 넘어 큰 화제가 됐었죠. 이 소송의 결과가 약 4년 만인 지난 4일에 나왔습니다. 법원은 소송을 당한 180명 중, 단 2명에게만 각 100만 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고요, 나머지 178명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김호중 씨 측이 원했던 결과와는 차이가 컸습니다.

◇이원화: 네, 이 결과가 최근에 알려지다보니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시는 것 같은데, 이게 음주 뺑소니 사건과는 별개인 사건이죠?

◆박세홍: 네, 맞습니다. 별개의 사건입니다. 이 소송은 음주 뺑소니 사건 3년 전인 2021년에 제기된 건데요. 당시 김호중씨의 병역 논란이나, 전 매니저와의 갈등 등에 대해 비난 댓글을 쓴 누리꾼들이 대상이었습니다. 현재 복역 중인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별개의 사안입니다.

◇이원화: 그럼 핵심을 짚어보죠. 대부분 그러니까 180명 가운데 178명은 왜 책임이 없다고 봤고, 나머지 2명은 뭐가 달라서 책임이 인정된 건지 이 부분이 궁금하거든요?

◆박세홍: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 침해’의 차이입니다. 기각된 178명의 댓글은 김호중 씨의 논란에 대한 '비판적 의견 표명'으로 봤습니다. 공인인 만큼 대중의 비판은 감수해야 하고, 내용이 다소 거칠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진 않는다고 본 거죠. 반면 책임이 인정된 2명은 단순 비판을 넘어 인격을 비하하거나, 저속한 욕설을 사용해 모욕감을 줬다고 판단했습니다. 작성 횟수나 반복성도 고려해, 악의적인 괴롭힘으로 인정된 경우입니다.

◇이원화: 김호중 씨 측에서 “명예와 신용이 훼손됐다”, “업무를 방해받았다” 이렇게 주장했는데, 법원은 이에 대해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봤단 말이죠? 여기서 말하는 인정할만한 자료라는 건, 실무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을 말하는 겁니까? 예를 들어서 뭐 어떤 자료가 있으면 “명예나 신용이 훼손됐다” 또는 “업무를 방해받았다” 이렇게 인정 받을 수 있을까요?

◆박세홍: 네, 민사상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불법행위’와, 실제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원고가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주장만으론 부족하고요. 예를 들어 악플 때문에 광고 계약이 해지됐다는 ‘해지 통보서’라든지, 정신과 치료를 받은 ‘병원 진단서’ 같은 객관적 물증이 필요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법원은 구체적인 금전적 손해를 입증할 자료가 부족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원화: 이 사건이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5년 가까이 진행됐잖아요? 이런 악플 민사소송이 이렇게 길어지는 이유는 뭔가요?

◆박세홍: 실무상으로도 자주 문제되는 부분인데요. 가장 큰 이유는 ‘피고 특정’ 때문입니다. 인터넷엔 익명으로 글을 쓰니까요. 소송을 하려면 이름과 주소를 알아야 하는데, 이걸 파악하려면 포털이나 통신사에 ‘사실조회’를 해야 합니다. 180명이나 되다 보니 이 과정만 한참 걸리고, 주소 보정 절차까지 거치느라 재판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원화: 애당초 악플을 단 건 잘못이지만, “댓글 한줄에 몇 년 끌려다녔다” 호소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소송당한 누리꾼 입장에서 보면 보통 어떤 부담을 지게 되는지, 비용이나 일상에는 어느 정도 타격이 가는지,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이런 게 궁금할 수 있거든요?

◆박세홍: 엄청난 스트레스죠. 4~5년 동안 법원 등기를 받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고, 변호사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혼자 대응하려니 법률 용어도 어렵고, 절차가 복잡해 생업에 지장을 주기도 하고요.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일상생활이 무너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원화: 또 하나, 이 소송이 음주 사건 이전 일이란 사실을 모르고, “옥중에서 네티즌 상대로 소송하냐”란 비판이 나오기도 했는데, 실형 복역 중이란 사정 자체가 민사소송을 제기하는데 법적으로 제약이 있다거나,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비판댓글 역시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지 짚어주시죠.

◆박세홍: 실형을 살아도 대리인을 선임해 소송할 권리는 있습니다. 재판부도 수형 여부보단 ‘댓글의 위법성’만 놓고 판단하고요. 다만 현재 여론이 안 좋다 보니, 범죄 사실에 대한 비판은 공익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수감자라고 해서 무조건 욕해도 되는 건 아닙니다. 인신공격이나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은 여전히 ‘모욕죄’나, ‘명예훼손’ 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원화: 김호중 씨 사건은 민사 손해배상이었는데요. 요즘은 연예인들이 아예 형사고소부터 들어가는 경우도 많잖아요? 왜 누구는 민사부터 하고, 왜 누구는 형사부터 하는지, 전략적으로 차이가 있는 건지, 궁금하실 것 같거든요?

◆박세홍: 네, 실무상으로 소송을 수행하면서도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연예인들이 악플러를 잡겠다고 할 때는 ‘형사고소’를 먼저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왜냐하면 수사권이 있는 경찰이 나서서 IP를 추적하고, 가해자를 찾아주기 때문이죠. 혐의가 인정되면 ‘벌금형’ 같은 전과가 남게 되고요. 반면에 김호중 씨처럼 ‘민사소송’만 먼저 하는 경우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원고가 직접 가해자를 찾아내야 해서 훨씬 번거롭습니다. 그럼에도 민사를 먼저 하는 이유는 형사 처벌 보다는 금전적 배상을 통해 심리적 압박을 주거나, 대규모 인원을 상대로 ‘본보기’를 보이겠다는 의도가 있을 때 주로 선택하는 전략입니다.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거죠.

◇이원화: 네, 아무래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같은 죄들이 처벌 수위가 그렇게 높지가 않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민사소송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실제 형사고소부터 들어가는 게 더 유리한 경우, 이거는 어떤 케이스가 있을까요?

◆박세홍: 대부분의 악플 사건은 형사고소가 유리합니다. 일단 경찰 단계에서 가해자가 특정되면 합의를 요청해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때 합의금을 받고 끝낼 수도 있고요. 만약 합의가 안 돼서 가해자가 벌금형을 받게 되면 그 유죄 판결문을 증거로 민사소송을 걸면 승소할 확률이 거의 100%가 됩니다. 즉, [형사 고소 → 가해자 특정 및 처벌 → 민사 소송] 이 순서가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적이고 강력한 대응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원화: 그렇죠. 특히 이런 SNS 또는 이런 포털 사이트 같은 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대부분 익명성에 기반을 해서 댓글을 달기 때문에 만약에 포털 사이트나 SNS 측에서 협조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실제 누가 했는지를 특정하기가 어려운 경우들이 생길 수가 있거든요? 근데 수사 기관에서는 어느 정도 강제 수사를 할 수가 있기 때문에, 특정하기가 아무래도 좀 더 수월해질 수밖에 없고,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이런 순서에 따라서 하는 게 아무래도 더 일반적인, 그런 방향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자, 하이브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민희전 전 어도어 대표 역시 뉴진스, 하이브 관련 재판과는 별개로 악플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었는데, 이 경우도 김호중 씨와 마찬가지로 판결이 엇갈렸잖아요? 일단 사건의 내용, 그리고 결과부터 짚어주시죠.

◆박세홍: 네, 민희진 전 대표 역시, 자신에 대한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최근 나온 판결을 보면 3명의 누리꾼 중 2명에 대한 청구는 기각됐고, 1명에 대해서만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기각된 2명의 댓글에 대해서는 “다소 무례하고 저속할 수는 있어도, 인격권을 침해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봤고요. 승소한 1명에 대해서는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선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이라며 3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원화: 비슷해 보이는 댓글인데도 2명은 기각, 1명은 인정. 법원이 본 결정적 차이는 뭐였습니까?

◆박세홍: 표현의 수위와 맥락의 차이였습니다. 기각된 댓글들을 보면 “미친 X”, “이런 부류가 있다” 정도의 표현이었는데요. 법원은 이를 당시 ‘경영권 분쟁’이라는 공적인 이슈에 대한 개인의 감정적 평가나 의견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배상 책임이 인정된 댓글은 “상스러운 주둥이”, “양아치”, “싸이코” 같은 표현을 썼는데요. 이는 어떤 논리적인 비판이라기보다는 그 사람의 인격 자체를 깎아내리고 혐오감을 주는, ‘비하’의 목적이 다분하다고 본 겁니다. 즉, ‘행동’을 비판했느냐, ‘사람’ 자체를 저주했느냐의 차이라고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습니다.

◇이원화: 그런데 소송을 제기하는 측에서는 몇 천, 몇 억대을 청구하더라도 실제 판결은 소액인 경우가 많잖아요? 김호중 씨는 100만원이라고 하셨고. 손담비 씨도 악플러 2명에게 30만원, 20만원 판결 나왔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너무 적다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위자료는 뭘 기준으로 정해지는 겁니까? 그리고 처음에 청구액을 정할 때 “일단 크게 가자”하는 건지, 아니면 나름의 선정 방식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박세홍: 네, 저도 일을 하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입니다. 우리 법원은 정신적 위자료 인정에 꽤 인색한 편입니다. 보통 악플로 인한 모욕이나, 명예훼손의 경우 인정되는 위자료가 적게는 10~20만 원, 많아야 100~200만 원 선에서 그칩니다. 전파 가능성, 표현의 수위,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만, 액수 자체가 크진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억대 소송을 내는 건, 일종의 ‘기선 제압’ 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이만큼 화났다”, “앞으로 걸리면 가만 안 둔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대중에게 확실히 심어주려는 거죠. 또 청구액이 커야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쉽고요. 하지만 실제 판결에서는 법적인 기준에 따라 냉정하게 감액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원화: 네, ,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집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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