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X파일] '항문에 에어건' 업체 대표, 변호사 "최악의 수 두고 있다"

2026.04.20 오전 09:52
■ 방송 : FM 94.5 (06:40~06:55, 13:40~13: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04월 20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권지안 변호사

- 도금업체 대표, 언론엔 "장난" → 경찰과 고용노동부 조사엔선 "한적 없다" → "실수" 오락가락 진술
- 허위진술 등 죄질 나쁘다고 판단될 요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사건 직후 피해자가 제대로 된 치료도 곧바로 받지 못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는 이 사건, 단순 상해를 넘어 초기 대응의 적절성은 물론, 가해자 측의 오락가락하는 진술이 향후 법적 책임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따져봐야 할텐데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화 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권지안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권지안 : 네, 안녕하십니까? 로열 법무법인의 권지안 변호사.

◆ 이원화 : 사람들이, 장난이란 말을 너무 함부로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일 다 해놓고, 장난이었다라고 하면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이번 사건 역시 그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 권지안 : 네, 지난 2월 20일 경기 화성시의 한 도금업체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태국 출신 50대 이주노동자 A씨가 작업대에서 몸을 숙이고 작업하던 중, 사업주 B씨가 뒤에서 다가와 산업용 에어건을 항문 부위에 밀착한 상태로 고압 공기를 분사했습니다. A씨는 즉각 극심한 복통과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병원 검사 결과 대장에 10cm가량의 구멍이 뚫리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피해자는 현재도 복부에 배변주머니를 달고 2차 수술을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 이원화 : 단순히 다친 수준이 아니라, 배변주머니까지 착용해야 할 정도의 큰 부상인건데, 법적으로, 이 같은 상해 결과가 얼마나 중하게 평가될 수 있는 건지 먼저 짚어볼까요.

◇ 권지안 : 네, 매우 중한 부분인 것 같고요. 단순 타박상이나 찰과상 차원이 아니지 않습니까? 형법상 상해죄는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한 경우 성립하는데 지금 이 피해자 같은 경우에는 상해 10cm짜리 구멍이 쉽게 말해서 뚫린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상해죄가 성립하는건 분명해 보이고 다만 더 나아가서 중상해죄에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상해죄는요.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고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하거나 신체의 상해로 인해서 불구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경우인데 이 사안이 아마 그런 사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게, 누가 들어도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데 바로 수술 못 받고, 숙소로 돌아갔다가, 다음 날 새벽이 돼서야 수술을 받았다면서요? 이건 왜 그랬던 거죠?

◇ 권지안 : 이 부분이 사건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먼저 피해자 A씨의 신분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A씨는 2011년 고용허가제로 입국해 9년간 일하다 2020년 비자가 만료됐는데, 코로나19로 귀국하지 못한 채 2021년부터 미등록, 즉 불법체류 신분으로 인력사무소를 통해 이 사업장에 파견돼 일해왔습니다. 사건 당일인 2월 20일 저녁, 사업주 부부가 A씨를 아주대병원으로 데려갔는데, 그곳에서 신원이 불분명한 환자라는 이유로 진료가 거부됐습니다. 이후 119에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구급대가 출동했는데, 이때 사업주 아내가 "동료와 에어건으로 장난을 치다가 다쳤다"고 허위 진술을 했습니다. 경찰은 A씨가 불법체류자임을 확인했지만 긴급 치료 대상이라는 이유로 별도 조치 없이, 사업주 부부가 "알아서 병원에 데려가겠다"는 말만 믿고 현장을 종결했습니다. 그런데 사업주는 A씨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인력사무소 숙소로 데려간 뒤 오히려 "비행기표를 구해줄 테니 즉시 태국으로 돌아가라"며 강제 귀국을 종용했습니다.

◆ 이원화 : 장난이었다, 혹은 동료들끼리 장난치다 다친거다 라는사장 측의 말은, 잠시 뒤 다시 보기로 하고요. 일단, 병원에 왔을 때, 실제 다친 사람이 버젓이 있는데, 정작 그 사람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않은 건가 싶기도 한데, 그 과정에서 문제제기될 부분은 없는지도 살펴봐야할 것 같거든요.

◇ 권지안 :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짚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주대병원의 진료 거부입니다. 당시 신원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했다고 전해지는데, 의료법상 의료기관은 응급환자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수 없습니다. 불법체류 여부는 응급 진료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향후 검토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경찰과 구급대의 초기 대응입니다. 피해자가 구급차에 누워 직접 진술이 불가능한 상태였는데, 사업주 아내의 진술만 듣고 단순 사고로 판단해 현장을 종결한 건 미흡한 대응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이원화 : 사실상 하룻밤 가까이 방치된 정황으로 보이는데요,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쳤다, 이런 문제제기가 향후 재판 과정에서도 가능하다고 보세요? 그리고 실제 처벌수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별도의 책임 문제로도 이어질 수도 있는지, 짚어주시죠.

◇ 권지안 : 네, 하나는 상해죄 자체에 대한 양형입니다. 사건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피해자를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게 하고 오히려 강제 귀국을 종용한 행위는 피해자의 상태를 악화시키고 구조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양형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다른 하나는 별도의 죄목 추가 가능성입니다. 치료 시기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귀국을 종용한 행위는 협박, 강요 등의 혐의를 검토할 필요가 있고, 사업주 부부가 경찰과 소방 당국에 허위 진술을 한 것은 위계공무집행방해죄 적용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가장 큰 문제는, 처음부터 이 사장이 정확한 사실을 알렸더라면, 더 빠른 치료가 가능했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보도를 보면, 사장의 진술이 굉장히 오락가락했단 거거든요. 실제 어떤 말들이 있었고, 어느 정도로 진술이 달랐던 건가요?

◇ 권지안 : 사건 당일 경찰과 소방에게는 "피해자가 동료들과 에어건으로 장난을 치다 스스로 쐈다", 즉 피해자 책임으로 돌렸습니다. 첫 번째 병원 의무기록에는 사고 경위가 "에어건으로 장난"으로 기재돼 있는데, 한국말이 서툰 피해자 대신 사업주 부부가 의료진에게 이렇게 말한 겁니다. 119 신고 녹취를 또 봤을 때는 사업주 아내가 장난쳤다 이렇게 또 얘기를 했다가도 나중에는 신체를 향해 에어건을 분사한 적이 없다. 전면 부인했다가 또 작업을 하고 있었을 때 실수로 공기가 발사돼서 사업주가 실수로 이런 행동을 하게 됐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가 결국에는 뭐 오락가락하는 진술로 계속 유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왜 그랬을까요? 보통 이런 오락가락한 진술은 책임을 피하려는 시도로 읽히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이게 최악의 수는 아니었을지, 어떻게 보세요?

◇ 권지안 : 명백히 최악의 수였다고 봅니다. 우선 사건 초기에 경찰에 허위 진술을 한 것 자체 굉장히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될 요소이고요, 그리고 진술을 계속 바꾼다는 건 재판에서 피고인의 신뢰성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요소이기 때문에 이 사업주에게는 굉장히 안 좋은 카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현재 가해자가, 상해 혐의로 입건됐단 보도까지 봤는데 더 무겁게 볼 여지, 추가할 만한 혐의, 어떤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 권지안 : 근로기준법상으로 폭행 혐의가 따로 규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 부분도 저희가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이 돌발적인 장난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피해자 본인과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업주가 평소에도 에어건 가지고 장난을 계속 쳤고, 노동자들의 머리를 때리거나 성기를 만지는 성추행성 괴롭힘도 일상적으로 했다라는 것이 이제 드러나고 있는데요. 2024년에는 피해자가 아닌 다른 이주 노동자가 관리자로부터 폭행을 당해서 신고했다 이런 사실도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반복적이고 상습적인 괴롭힘의 맥락에서 형사 재판이 진행이 된다면 직장 내 괴롭힘, 가혹 행위의 성격 이런 부분이 강하게 부각될 것이고 사업주에 대한 엄한 처벌이 내려질 수밖에 없겠죠.

◆ 이원화 : 가해자 측이 계속해서 장난이었다, 고의는 없었다, 주장하면 이걸 법적으로 정말 장난이나 실수로 볼 수 있는건지도 궁금합니다.

◇ 권지안 : 법적으로 장난이나 실수로 볼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형법상 상해죄는 타인의 신체를 상해한다는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에어건 포장지에도 "인체에 직접 분사하지 마시오"라고 명시가 돼 있을 정도로, 산업용 에어건을 항문에 밀착해 분사하면 심각한 부상이 생긴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항문에 밀착해서 쐈다"는 게 피해자 진술인데, 이 행위를 하면서 상해의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설령 직접적 상해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한다 해도, 최소한 상해 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감수한 미필적 고의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피해자와 동료들이 이전부터 반복적인 괴롭힘이 있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고, 사건 직후 사업주가 만족한 듯 웃었다는 진술까지 있다면, 이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인 가혹행위로 볼 수 있는 증거들이 충분히 쌓인 상황입니다.

◆ 이원화 :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이주노동자였단 점에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은데, 대통령이 직접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근로복지공단도 산재 신청 사흘 만에 전격 승인했단 보도까지 나왔잖아요. 형사처벌 외에, 고용노동부 차원의 조치나 사업주 측이 추가로 부담할 수 있는 법적 책임,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권지안 : 여러 층위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우선 고용노동부가 이미 사업장 감독에 착수해 폭행, 직장 내 괴롭힘, 임금 체불 등 위반 행위를 조사 중입니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A씨가 4년 넘게 일했는데 2월분 급여는 물론 퇴직금도 전혀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법적으로 중요한 쟁점이 하나 더 있는데, A씨가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일했지만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의 노동자 파견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어 이는 불법 파견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고, 2년이 넘으면 직접 고용 관계가 성립하므로 사업주가 임금과 퇴직금을 직접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게 피해자 측 주장입니다. 산재와 관련해서는 이미 근로복지공단이 신청 사흘 만에 전격 승인했습니다. 민사상으로는 형사 재판 결과와 별개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고, 치료비, 일실 수익,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도 피해자에게 체류자격 변경을 허가하고 취업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집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