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버스 바닥에 엎드려 청소...그 분, 찾았습니다 [여기,잇슈]

2026.08.07 오후 07:38
고속터미널 버스 바닥에 엎드린 청소원
'청소해 주시는 분의 직업정신' 반응
취재진에게 털어놓은 청소 이야기

조끼를 입은 여성이 버스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 있습니다.

앞에는 쓰레기들이 수북한데요.

승객들이 발을 놓는 곳에 몸을 수그려 들어가고.

좌석으로 가려졌지만 얼굴이 땅에 닿을 것만 같습니다.

'청소해 주시는 분의 직업정신'

고속버스를 청소하시는 분들 가운데
유독 한 분만이 버스 정리에 진심이라고
게시자는 들은 말을 옮겼습니다.

기자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왔는데요. 여기서 한 번 그 어머님을 찾아보겠습니다."

기자
"혹시 이렇게 옷을 입고 다니시는, 이 바지 입고 다니시는 분, 혹시.."

터미널 관계자
"모릅니다."

기자
"호남선 버스인데"

버스 관계자
"이거 프리미엄 (버스)인데, 이거"
"아, 이 아주머니인가. 그 아주머니 있잖아요. 그 아주머니 같은데?"

기자
"혹시 이 분 아세요?"

관계자1
"아 우리 아주머니, 아주머니구나. 아주머니 어디 갔어?"

기자
"자기 일을 엄청 열심히 하신다고"

관계자2
"네네 열심히 해요."

기자
"아아 이 분 딱 아세요?"

관계자2
"네네, 알죠. 다 같이 잘하는데 이분이 더 특별히 잘하죠."

김만선 / 청소업체 반장
"기사님들이 전부 다 그분을 칭찬하시거든. 잘해주신다고. 아저씨가 편찮으시고. 그러니까 여기 나와서 열심히 하시는 거예요."

멀리서 물걸레와 물통을 들고 걸어오는 여성,

찾았습니다.

그 청소원의 이름은 이승자 씨.

1955년생, 올해 72살인데요.

29살 때 처음 버스 청소 일을 시작했다고 하네요.

어느덧 43년째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 서울 반포동 고속터미널에 온 게 1987년, 39년이 넘었습니다.

이승자 / 버스 청소원
"여기 와서는 처음 이제 와서 이 일을 했죠. 그래서 이제 하루하루 제일 처음에는 힘들어 갖고 못 하겠더라고. '이제 오늘만 하고 그만둬야지' 또 자고 일어나면 '오늘만' 하루하루 했던 것이 이렇게 왔어요. 지금 하루하루."

이곳의 여성 청소원은 승자 씨뿐입니다.

그동안 많은 여성 청소원이 들어왔지만 고된 노동을 견디지 못하고 모두 나갔습니다.

일부 몰상식한 버스 승객 때문이기도 했겠죠.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승자 / 버스 청소원
"이 얘기를 해야 되나 안 해야 되나. 진짜 똥, 똥 같은 거 안 쌌으면 좋겠어요.
(똥을?)
예. 차에다 싸는 사람 있어요.
(차에다가 똥을 싼다고요?)
예, 손님들이
(어디다가요?)
의자를 뜯고 뚜껑 그 안에다 싸놓고. 통로에다 싸놓고. 구석에다가 여기 의자 틈 거기다도 싸놓고. 또 그 신문지에다 싸갖고 선반에다 올리는 사람도 있고. 손님들이 여럿이여, 아주.
(아니 똥을 싸서 그렇게 숨겨놓고)
예예. 냄새가 나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어."

아까 반장님이 말씀하시길, 아저씨가 편찮으시다고 하셨는데요.

승자 씨의 남편은 6, 7년 전 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일을 그만둔 지는 10년 정도 됐는데요.

이제는 승자 씨가 가장의 무게를 오롯이 감당하면서, 쓰레기를 주운 돈으로 방세와 전기, 수도요금을 내고 있습니다.

이승자 / 버스 청소원
"우리 집 아저씨가 노동 일을 했거든, 옛날에. 노동 일을 하다말다 하다말다 하니까. 일거리 있을 때는 나가고 일거리 없으면 집에서 놀아요. 그래서 내가 발 벗고 나섰죠. 일해서 죽는 법은 없으니까 열심히만 하면 된다 하고 그냥."

승자 씨는 왜 이렇게 열심히 일했던 걸까.

힘들진 않으셨어요?

이승자 / 버스 청소원
"남돈 쉬운 일은 없어요. 다 마찬가지. 우리도 힘들고 사장도 힘들고 다 힘들어요. 똑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다 똑같아요. 힘들어요.
(어머님도 힘든데 그냥 참고 하시는 거죠?)
(하하하) 다 그래요. 다. 다 누구나 다 사람 데리고 일하면요. 내 창자 빼놓고 해야 돼요, 그거는. 창자 빼놓고. 왜 그러냐면 살다 보면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별 희한한 사람 다 있어요. 그러니까 그거를 못 참으면 일을 못하는 거예요. 어디 가나 마찬가지야."

일주일에 6일을 일해온 승자 씨.

남한테 피해주기 싫어 결근도 한 번 없었다는데요.

일하시는 것도 좋은데.. 건강이 걱정되기도 하네요..

이승자 / 버스 청소원
"(이 일은 언제까지 하실 거예요?)
하는 날까지 해야죠. 하는 날까지는
(무릎이나 이런 거 아프진 않으세요?)
그런 거는 별로.. 이제 나이가 있는데 이제 얼마나 하겠어. 이제 하는 날까지 하다가 이제 저기해야지."

#에필로그

(댓글에 '시원한 음료 드리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대신 드리고 왔습니다)

기자
"(날씨 더운데) 쉬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승자
"이제 집에 가야 해"

기자
"아 퇴근 시간이세요?"

이승자
"예예"

기자
"퇴근하시면 아버님, 남편 분이랑 계시는 거예요?"

이승자
"예, 집에 있어요"

기자
"오늘은 저녁 뭐 해드세요?

이승자
"예?"

기자
"저녁 반찬 뭐 해드실 거예요?'

이승자
"된장찌개 해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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