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채혈을 통한 음주측정은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이뤄져야 하는데, 만약 경찰이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법원은 그렇게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신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22년 2월, 혈중알코올농도 0.129%의 만취 상태로 차를 몬 A 씨.
경찰이 10여 차례 호흡 측정을 시도했지만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자에게는 경찰의 호흡 측정에 응할 의무가 있지만, 이게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채혈을 통한 음주 측정이 가능합니다.
다만 운전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경찰은 이 조항에 따라 A 씨 동의를 받고 채혈을 거쳐 A 씨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면허 취소 수준인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A 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습니다.
당시 경찰이 혈액 채취 과정에서 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경찰관들이 '호흡 측정이나 채혈 둘 중 하나에는 무조건 응해야 한다'고만 설명했다는 겁니다.
결국, 자신의 혈액을 감정한 결과는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하니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는 게 A 씨 주장이었습니다.
A 씨의 이런 주장은 파기환송심에서 관철됐습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둘 중 하나에는 응해야 한다'는 경찰의 말이, A 씨에게 채혈의 의무가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부정확한 설명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A 씨 혈액 감정 결과가 위법수집 증거라는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YTN 신귀혜입니다.
영상편집 : 양영운
디자인 : 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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