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망한 형이 남긴 유전자 검사지 '충격…피 안 섞인 조카가 형 재산 상속?

2026.08.26 오전 11:07
□ 방송일시 : 2026년 08월 26일 (수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박수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도움말 : 법무법인 신세계로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박수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박수민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수민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의 고민 사연 볼까요?

◎ 사연자 : 얼마 전, 하나뿐인 제 친형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희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고, 가족이라고는 저와 형 단둘뿐이었기에, 장례를 마친 뒤 제가 직접 형의 유품과 재산을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서류를 정리하다가 뜻밖의 문서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유전자 감식 결과지'였습니다. 내용을 확인해 보니 형과 가족관계등록부에 자녀로 올라가 있는 아이 사이에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적혀 있었습니다. 사실 그 아이가 태어난 과정에는 복잡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형은 생전에 사업을 하느라 무척 바빴습니다. 밤낮없이 일하느라 며칠씩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도 잦았죠. 그런데 그사이 형수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습니다. 결국 형수는 결혼 10년 차 되던 해에 가출을 했고, 내연남과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형과 형수는 곧바로 이혼하지는 않았습니다. 법적으로는 여전히 부부인 상태에서 형수는 동거남의 아이를 출산했죠. 그리고 형수는 그 아이를 동거남의 자녀가 아니라 법적인 남편이었던 제 형의 친자식으로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그로부터 무려 7년이나 지나서야 형과 형수는 마침내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그저 형 부부의 문제라서 깊이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형이 세상을 떠난 뒤, 유전자 검사 결과를 직접 확인하고 나니 상속 문제가 걱정됩니다. 검사 결과대로라면 그 아이는 형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입니다. 형도 생전에 이 사실을 알면서도 호적 정리는 하지 못하고 떠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서류상으로는 여전히 형의 자녀로 되어 있기 때문에 형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부모님도 안 계시고, 형도 재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그 아이가 상속인이 된다면 형의 재산 대부분을 가져가게 되는 것 아닌지 걱정됩니다. 형이 사망한 상황에서 동생인 제가 형을 대신해 친생자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아이를 형의 상속인에서 제외하려면 어떤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 조인섭 : 오늘의 사연, 만나봤습니다.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혈육이었던 형님을 떠나보낸 사연자님의 슬픔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짐작조차 어렵네요. 보니까 혼인 중 동거남의 아이를 낳아 전남편의 자식으로 올린 후 이혼까지 이어진 다소 복잡한 가족관계 문제인데요. 박수민 변호사, 복잡하게 꼬인 법적 신분관계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요?

◆ 박수민 : 네, 형님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슬픔이 크실 텐데, 유품 정리 과정에서 뜻밖의 진실을 접하고 법적 문제까지 떠안게 되어 마음이 많이 복잡하실 것 같습니다. 우선 법리적으로 짚어볼 점은, 우리 민법상 혼인 중에 출생한 아이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되는 '친생추정'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이 친생추정을 깨뜨리려면 부부 일방이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 조인섭 : 그럼 사연자분은 조카를 상속에서 제외시키기 위해 어떤 소송을 제기해야 하나요? 흔히 알려진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면 될까요?

◆ 박수민 :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친생부인의 소'는 사연자분이 제기할 수 없습니다.

◇ 조인섭 : 왜 그런가요?

◆ 박수민 : 친생부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부부, 즉 남편이나 아내 두 사람만 제기할 수 있는 소송입니다. 법이 그렇게 정해두고 있어요. 그런데 이 사건에서 남편, 즉 사연자분의 형님은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형수님도 이 소송을 제기할 이유가 없죠. 그러면 동생인 사연자분이 대신 낼 수 있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형제라 하더라도 친생부인의 소의 원고적격이 없어서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법원에서 각하됩니다.

◇ 조인섭 : 그럼 사연자분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는 건가요?

◆ 박수민 : 사연자분에게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라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 조인섭 :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 이건 친생부인의 소와 어떻게 다른가요?

◆ 박수민 : 친생부인의 소는, 혼인 중에 태어난 아이는 일단 남편의 자식으로 추정되는데 이걸 '친생추정'이라고 합니다. 이 추정을 깨기 위해 남편이나 아내가 제기하는 특별한 소송입니다. 반면에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는, 애초에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경우에 '이 아이와 이 사람은 친자관계가 없다'는 걸 확인해달라는 소송이에요. 원고 범위도 훨씬 넓어서, 부부뿐만 아니라 이해관계 있는 친족도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그런데 사연자분 형님의 경우는 아이가 혼인 중에 태어났으니까, 원칙적으로는 친생추정이 미치는 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친생부인의 소를 내야 하는 것 같은데요.

◆ 박수민 : 원칙은 그렇지만, 이 사건에는 친생추정을 깰 수 있는 아주 특수한 사정이 있습니다.

◇ 조인섭 : 어떤 사정이죠?

◆ 박수민 : 첫째, 형수님이 이미 집을 나가서 다른 남성과 동거하던 중에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했다는 점입니다. 즉, 형님과 형수님은 완전히 별거 상태였고, 부부관계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형수님이 다른 남성의 아이를 임신한 겁니다. 이렇게 동거의 실질이 완전히 없어진 상태에서 아이가 태어난 경우에는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확립된 해석입니다. 둘째, 유전자 감식 결과지라는 결정적 증거가 있습니다. 형님이 생전에 이미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 두셨어요. 이건 소송에서 매우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셋째, 형님은 이미 돌아가셨기 때문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친생부인의 소가 아닌 '다른 사유'로 신분관계를 다툴 수 있고, 바로 여기에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의 문이 열립니다.

◇ 조인섭 : 그럼 사연자분이 이 소송을 낼 자격, 그러니까 원고적격은 있는 건가요?

◆ 박수민 : 네, 이 부분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는 '이해관계인'이 낼 수 있는데, 사연자분이 여기에 해당하는지가 핵심입니다.

◇ 조인섭 : 형제니까 당연히 이해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요?

◆ 박수민 : 예전에는 단순히 친족이라는 것만으로도 자격을 인정해 주는 흐름이 있었는데요.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구체적으로 어떤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연자분의 경우는 구체적 이익이 아주 명확합니다. 형님이 배우자 없이 돌아가시고, 자녀로 알려진 그 아이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 만약 그 아이와의 친자관계가 부정되면 형님의 재산은 형제인 사연자분에게 상속됩니다. 즉, 친자관계를 부정할 명백한 법률상 이익이 존재하는 거죠. 따라서 사연자분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원고적격이 인정됩니다.

◇ 조인섭 : 그럼 사연자분이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 박수민 : 몇 가지 핵심 준비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형님이 남기신 유전자 감식 결과지 원본을 안전하게 보관하십시오. 이 서류가 이번 소송의 핵심 증거입니다. 어느 기관에서 어떤 방법으로 검사했는지, 감정인의 서명·인장이 있는지도 확인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둘째, 형수님이 집을 나간 시점, 다른 남성과 동거를 시작한 시점,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 시점을 시간 순서로 정리해 두세요. 이 시간 흐름이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의 핵심 근거가 됩니다. 셋째,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가족·지인의 진술을 확보해 두시기 바랍니다. 형수님의 가출·동거 사실, 형님과의 별거 상태를 뒷받침할 목격자 진술이 있으면 매우 유리합니다. 넷째, 상속재산이 함부로 처분되지 않도록 상속재산에 대한 보전 조치도 병행 검토하셔야 합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사연자분은 형제이기 때문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형수의 가출과 별거, 다른 남성과의 동거, 그리고 유전자 검사 결과 등을 근거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친자관계가 부정될 경우 사연자분이 상속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할 법률상 이해관계도 인정될 수 있는데요, 유전자 감식 결과와 별거·동거 시점, 이를 뒷받침할 가족이나 지인의 진술 등을 확보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수민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박수민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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