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리 선점 금지" 적혔는데...불꽃축제 명당엔 이미 돗자리 한가득

2026.09.04 오전 10:03
ⓒ연합뉴스
9월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 명당 자리 거래와 주차권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법적 규제가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4일부터 여의도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 '명당' 자리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수십 개 올라와 있다. 가격은 10만원대부터 3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수년째 자리를 맡아왔다는 판매자는 4인 자리를 25만원에 판매한다고 밝혔으며, 돗자리를 3∼4개 정도 예약할 경우 얼마냐고 묻자 60만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에는 행사 한 달 전부터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대여하거나 인근 호텔을 수백만원에 양도하는 게시글이 올라오다가 이달 들어서는 명당 자리를 대신 잡아준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한강공원 내 명당 중 한 곳인 원효대교 아래 계단형 공간에는 3일 오전부터 돗자리로 가득 찬 상황이다. 앉아있는 사람이 없는 일부 돗자리에는 '자리선점 금지'라고 적힌 미래한강본부 측 경고문이 붙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본부는 4일 오전 9시 30분에 사람이 없는 돗자리를 수거해 여의도안내센터에 보관할 예정이다.

주차자리 판매글도 이어지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당일 주차할 수 있도록 인근 빌딩의 주차권을 판매한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으며, 행사 장소와 주차장이 가깝다는 점이 강조된 주차국연은 1일권이 2만∼3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불꽃축제 주차 사전 예약 페이지'에서는 일찌감치 여의도 인근 주차장이 대부분 마감됐다. 행사 장소와 약간 떨어진 노량진역, 여의도역, 용산역, 공덕역 주변 주차장도 마찬가지다.

주차를 못 한 관람객들이 인근 아파트 주차장을 이용할 것에 대비해 일부 여의도 인근 아파트 관리사무소들은 행사 기간 방문차량 입차를 전면 금지하고 입주민들에게 지인 차량 주차 등록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상황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불꽃축제 인기가 높아지면서 명당 자리 거래와 주차권 거래가 기승이지만, 이를 법적으로 규제할 수는 없다. 한강공원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인 데다 티켓처럼 판매자와 구매자를 특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원에서 누군가 밤새 앉아 있다고 규제할 수 없는 것처럼 설치물도 아닌 돗자리를 규제할 법적 근거도, 제재할 수도 없다"며 "티켓은 암표 거래를 포착할 수 있지만 자리 선점으로 상행위하는 현장을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경고성 플래카드를 걸고 구두로 계도하거나 중고거래 플랫폼 측에 관련 게시글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주최 측인 한화 관계자도 "중고거래 사이트를 자체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플랫폼 측에 신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한강공원 이용관리 조례 등을 개정해 불꽃축제 등 대규모 행사 하루 전부터 자리를 선점할 수 없게 하는 방법도 제시되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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