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네 살부터 '내 아들'이라더니...아버지 떠나자 서울 아파트 놓고 '돌변'

2026.10.01 오전 12:11
□ 방송일시 : 2026년 10월 01일 (목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수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도움말 : 법무법인 신세계로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김수진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김수진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수진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의 고민 사연 볼까요?

◎ 사연자 : 저는 어느덧 환갑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동네에서 작은 과일가게를 꾸려가고 있죠. 저는 아버지가 지금의 어머니와 결혼하기 전에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제가 네 살 무렵, 아버지는 지금의 어머니와 재혼하셨죠. 그리고 저를 두 분 사이에서 낳은 친자식으로 출생신고를 하셨습니다. 얼마 뒤 동생이 태어났고, 한 지붕 아래, 한가족으로 살아왔죠. 어릴 때부터 지금의 어머니가 친어머니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미묘한 차별도 온몸으로 느꼈죠. 어머니는 동생에게만 몰래 맛있는 걸 챙겨주곤 했습니다. 동생과 다투기라도 하면 언제나 동생 편만 들더군요. 저는 철이 일찍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뒤, 일찌감치 독립했습니다. 가족들과는 웬만하면 원만하게 거리를 두면서 지내려 했죠. 그러다가 몇 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아버지에게는 서울에 아파트 한 채가 있었는데, 어머니가 계속 그 집에서 살고 계셨기 때문에 상속 이야기를 일부러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부터 어머니와 동생이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 제사도 결국 저 혼자 지내게 됐죠. 저 역시 억지로 연락하고 싶지는 않아서 무슨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3년쯤 지났을 무렵, 법원에서 소장이 날아왔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상대로 낸 소송이더군요. 저와 어머니 사이에 친자 관계가 없음을 확인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유전자 검사까지 법원에 신청해 둔 상태였죠.  어머니와 피 한 방울 안 섞였다는 거,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반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어머니와 아들로 살아왔습니다. 아버지 상속 문제도 묻어두고 있던 상황에서 이런 소장을 받으니, 혹시 아버지가 남긴 아파트 때문은 아닐까, 그런 생각까지 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50년 넘게 모자지간으로 살아왔더라도, 유전자 검사에서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게 증명되면 저는 법적으로도 어머니의 아들이 아니게 되는 걸까요? 그러면 저는 이제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 걸까요?

◇ 조인섭 : 오늘의 사연 만나봤습니다. 사연자분의 복잡한 심경이 전해집니다. 어머니와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상속 문제를 아직 정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이런 소송이 들어왔습니다. 사연자분의 예상하시는 것처럼 재산문제로 친생자부존재 소장을 보낼 가능성이 크겠죠?

◆ 김수진 : 네, 현재 어머니와 가족으로 오랫동안 살아오셨는데 갑자기 친생자부존재 소장을 받아 받으신다면 정말 당황스럽고 막막하실 것 같습니다.

◇ 조인섭 : 아버지가 어머니와 재혼할 당시, 사연자분을 친생자로 출생신고했을 뿐, 별도로 입양신고를 한 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5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어머니가 “내 친아들이 아니다”라면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건가요?

◆ 김수진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송 자체는 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혈연관계가 없는데도 친생자로 출생신고가 되어 있는 경우, 이해관계인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 자체는 민법과 가사소송법상 원칙적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이게 곧바로 받아들여진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우리 대법원은 아주 중요한 예외 법리를 두고 있는데요, 허위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했더라도 그것이 실질적으로 입양의 기능을 했다면 함부로 그 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소를 제기하는 것과 그 소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점,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조인섭 : 어머니 쪽에서 유전자 검사까지 신청해 둔 상태입니다. 검사를 받으면 당연히 불일치로 나올 텐데, 그렇다면 유전자 검사 결과만으로 사연자분이 이 소송에서 불리해지는 건가요?

◆ 김수진 : 아닙니다. 오히려 그 지점이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대법원은 1994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친생자로 출생신고를 한 것이 실질적으로 입양신고의 기능을 발휘해서 입양의 효력이 발생했다면, 파양을 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호적을 말소해서 법률상 친자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쉽게 말해 혈연관계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승패를 가르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진짜 쟁점은 '이 관계가 실질적으로 입양이었는가'입니다. 실질적인 입양으로 인정된다면 이 사건 소송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서 각하될 것이므로 현재의 가족관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그런데 사연자분은 정식으로 입양신고를 한 적도 없고, 그저 어릴 때부터 한집에서 살면서 어머니와 아들로 지내왔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별도의 입양 절차가 없었더라도 오랜 세월 실제 부모 자식처럼 살아왔다면 법적으로 입양의 효력이 인정될 수도 있나요?

◆ 김수진 : 네, 가능합니다. 입양이 성립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한데요, 첫째는 당사자 사이에 부모 자식 관계를 만들려는 명확한 의사이고, 둘째는 실제로 돌보고 기르는 등 부모 자식으로서의 생활 실질입니다. 이 사연을 보면, 어머니가 처음부터 사연자분의 존재와 출생신고 사실을 알면서도 받아들이셨고, 이후 오랜 세월 한집에서 실제로 부모 자식으로 생활하셨고, 사연자분도 성인이 되어 부양의 도리를 다하셨다는 정황이 나옵니다. 이런 사정들이 쌓이면 형식적인 입양신고 서류가 없더라도 실질적인 입양의 요건은 충분히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형식보다 실질적인 생활의 모습을 훨씬 중요하게 봅니다.

◇ 조인섭 :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3년이나 지나서 갑자기 이런 소송이 제기됐잖아요. 앞서 얘기했듯이, 사연자분을 상속에서 제외하려는 목적이 다분해 보이는데, 소송 동기도 재판부에서 참작이 되나요?


◆ 김수진 : 네, 충분히 고려될 수 있는 정황입니다. 법원은 신분관계의 안정을 굉장히 중요하게 봅니다. 오랜 세월 모자관계의 실질을 유지해오다가, 상속이 문제 되는 시점에서야 뒤늦게 신분관계 자체를 부정하고 나서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맞지 않고, 신분관계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소를 제기한 시점과 경위, 그 실질적인 목적이 상속재산에서 상대방을 배제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이는지 여부는, 법원이 확인의 이익 유무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참작하는 사정 중 하나입니다.

◇ 조인섭 : 그렇다면 사연자분은 지금부터 어떤 자료를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 김수진 : 핵심은 '사연자가 어머니와 실제로 부모 자식으로 살아왔다'는 걸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입니다. 같은 주소지에서 오랜 기간 함께 거주했다는 걸 보여주는 주민등록초본이 기본이고요, 학비나 병원비, 생활비를 주고받은 계좌 내역이나 영수증이 있다면 꼭 챙겨두셔야 합니다. 공적 서류에 모자관계로 기재되었던 자료가 있다면 이것도 훌륭한 정황증거가 됩니다. 친척이나 지인들이 두 분을 실제 모자 관계로 알고 지냈다는 사실 확인서를 받아두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소송이 시작된 이상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해서, 확인의 이익 흠결을 이유로 한 본안 전 항변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하자면 혈연관계가 없다고 해서 곧바로 법적인 모자관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오랜 세월 실제 부모와 자식으로 살아왔고, 그 신고가 실질적으로 입양의 역할을 했다면 법률상 친자관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수진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수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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