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 가방에 녹음기..."별도 진술은 증거 인정"

2026.10.11 오후 10:37
부산 초등생 A 양, 담임교사에게 수차례 막말 들어
A 양 부모, 아이 가방에 녹음기 넣어 '대화 녹음'
교사 B 씨 "녹음 파일 토대로 유죄 판결 내려"
[앵커]
학부모가 아이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확보한 교실 대화에 교사의 아동 학대 정황이 담겼더라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단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다만, 위법하게 확보한 녹음 파일을 차치하고도 아이의 일관된 피해 진술이 있다면 아동 학대 범행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단 겁니다.

권민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24년 당시 초등학교 4학년 A 양에게 4월 한 달은 악몽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담임교사 B 씨가 다른 친구들 앞에서 여러 차례 폭언을 거듭한 겁니다.

공부를 그렇게 못 하면 되겠느냐거나, 너 때문에 스트레스받는단 질책이 이어졌습니다.

A 양이 수학 문제를 다 풀었다고 했을 땐 베낀 거 아니냐며, 못 믿겠다고 막말하기도 했습니다.

위기 징후를 감지한 A 양 부모는 아이 가방에 넣은 녹음기 속 파일을 아동학대 증거로 함께 냈습니다.

1심은 제3자인 학부모가 학생과 교사 간 대화를 위법하게 녹취한 거라며 증거 능력을 배척하면서도, B 씨의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B 씨는 1심이 녹음 파일을 토대로 한 진술서와 법정 진술을 유죄 증거로 삼았다고 항변했지만, 2심 재판부는 A 양이 일관되게 피해를 말했고, 녹음에 의존해 판결한 정황도 없다고 봤습니다.

다만, B 씨가 적극적인 학대 고의를 품진 않았다며 벌금 5백만 원으로 형을 낮췄습니다.

대법원도 교실 대화 내용을 증거에서 배제한 원심 판단에 오류가 없다며, A 씨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YTN 권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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