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증장애인이 KTX 휠체어석을 예약했다가 휠체어 대신 목발과 발 보조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범칙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어떤 사정이 있던 건지, 손효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중증 지체장애인 A 씨는 지난달 8일 광주에서 서울로 향하는 KTX '수동 휠체어석'을 예매했습니다.
다만 휠체어는 차량에 두고 목발과 보조기를 사용했는데, 승무원은 휠체어석 이용 대상이 아니라며 제지에 나섰습니다.
A 씨가 버티자 결국 승무원은 부정승차에 해당한다며 운임의 10배인 20여만 원을 부가운임으로 물리겠다고 경고했습니다.
[A 씨 / 중증 지체장애인 : 규칙에는 휠체어석이 휠체어 소지자만 이용하는 것이지 이용자는 안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벌과금 10배를 부과하겠다는 거예요.]
당황한 A 씨는 몸이 불편해 리프트를 사용하려면 휠체어석이 설치된 1호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하게 항변했습니다.
좁은 열차에서 혼자 움직이려면 발 보조기와 목발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항의하자 승무원은 철도경찰로 다시 사건을 넘겼습니다.
A 씨는 부가운임은 수용할 수 없다고 계속 맞섰고, 철도경찰은 부정승차 부가운임보다 수위가 낮은 범칙금 5만 원을 통보했습니다.
[A 씨 / 중증 지체장애인 : 계단을 못 오르니까 리프트가 필요하다, 근데 이 리프트가 현실적으로 1호차밖에 접근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목발과 보조기를 이용한 것이지….]
코레일도 철도경찰도 명확한 기준 없이 부가운임이냐 범칙금이냐를 두고 혼선을 빚은 건데, 원인은 모호한 규정에 있습니다.
코레일은 4년 전 휠체어석 이용 대상을 보행상 장애 판정을 받은 고객이 보행틀과 보행차 등 다른 보조기구를 이용하는 경우까지 확대했지만, 목발과 보조기는 빠졌습니다.
[초록 /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정책국장 : (장애인들이) 다양한 보조기기를 사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공간이 필요한지, 휠체어석을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여부는 이용자의 필요에 맞게 종합적으로 판단될 필요가….]
철도경찰은 뒤늦게 범칙금 부과도 취소하겠다고 밝혔고, 코레일은 취재가 시작된 뒤 목발 등 다른 보조 이동기구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휠체어석을 예매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뒤늦게 고쳤습니다.
YTN 손효정입니다.
영상기자 : 윤소정
디자인 : 백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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