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모 등 직계존속에 대한 살인을 더 무겁게 처벌하는 형법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습니다.
이른바 '간병 살인'으로 촉발된 헌법소원이어서 더 관심이 쏠렸는데, 직계존속 살해가 가족 공동체의 존립 기반을 파괴하는 만큼 가중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배민혁 기자입니다.
[기자]
2021년 4월, 대구에서 부친과 둘이 살던 20대 A 씨는 생활고로 인해 아버지를 퇴원시킨 뒤 집에서 홀로 간병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해 5월 A 씨는 혼자 거동이 어려웠던 아버지에게 약과 음식을 주지 않았고, 방치 끝에 아버지는 숨졌습니다.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자립 능력이 없는 20대 초반의 A 씨가, 아버지를 기약 없이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범행한 사정 등이 알려지자 해당 사건은 이른바 '간병 살인'으로 불리며 감형 촉구 등 사회적 관심을 받았습니다.
모범수로 가석방된 A 씨는 복역 중이던 2022년, 존속살해를 가중처벌하는 형법이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그로부터 4년여 만에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존속살해죄 가중처벌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는 부모와 자녀 사이 인륜 관계를 보호하려는 입법 목적을 고려했을 때, 일반 살인죄에 비해 무거운 형을 정한 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현행법상 존속살해를 저지른 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법정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습니다.
다만 유일하게 위헌 취지 반대 의견을 낸 마은혁 재판관은, 범행동기 등 구체적인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건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헌재는 앞서 2013년에도 존속살해죄 조항에 대해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YTN 배민혁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욱
디자인 : 정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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