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미국에서 학교 가는 길에 괴한에게 납치됐던 11살 소녀가 18년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 소녀가 감금된 채 납치범의 두 딸을 낳은 것으로 밝혀져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를 내놓고 환하게 웃는 앳된 소녀.
당시 11살이던 제이시 두가드는 스쿨버스를 타러가던 길에 괴한에게 납치됐습니다.
눈 앞에서 딸의 납치를 목격한 엄마는 백방으로 납치범의 행방을 쫓았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제이시 두가드의 어머니·1991년 당시 딸을 찾는 방송]
"사랑하는 제이시, 오늘 밤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
(Jaycee, you hear mommy, I love you, and I want you to come home tonight safe and sound.)
그런데 18년만에, 꿈에서도 그리던 딸이 기적처럼 살아왔습니다.
[인터뷰:제이시 두가드의 의붓 아버지]
"딸이 살아서 돌아오다니 복권에 당첨된 기분입니다."
(Now to get her back alive, it's like winning the lottery.)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어린 딸이 20년 가까이 납치범 집 뒷 마당의 더러운 천막에서 갇혀지내며 납치범과의 사이에서 아이 둘을 낳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벌써 15살과 11살이 된 두 아이는 학교도 병원도 한 번 가보지 못한 채 납치범 집에서 자랐습니다.
[인터뷰:프레드 콜러, 수사관]
"18년간 뒷마당에서 산 것치고는 건강상태가 양호합니다."
(She was in good health, but living in a backyard for the past 18 years does take it's toll. But she was in good health.)
납치범은 같은 주에 사는 58살의 필립 가리도와 부인 낸시 가리도.
부부는 집 뒷 마당 주변에 2m가 넘는 울타리를 쳐놓고 두가드와 두 아이를 감금해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했습니다.
[인터뷰:납치범 이웃 주민]
"두어번 만났는데 재미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런 끔찍한 일을 한 사람이 이웃에 살았다니 정말 무서워요."
(We've met the guy a couple of times. I felt kind of funny, but, yeah, it's really scary to find out what's going on in your neighbourhood.)
이미 여러차례 성폭행와 납치 등의 전과가 있는 필립 가리도는 한 대학교에서 종교 전단지를 나눠주다 캠퍼스 경찰관이 신원 조회를 하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대담하게도 두가드와 두 아이를 데리고 경찰 조사를 받으러 출두했다가 가족으로 등록되지 않은 이들의 정체가 드러난 것입니다.
친 딸을 24년간 감금하고 그 사이에서 7명의 아이를 낳게 한 오스트리아의 요제프 프리츨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번 사건에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YTN 김선희(sunnyk@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