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우주강국 비결...'실패의 성공학'

2010.04.12 오전 08:12
[앵커멘트]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라호가 지난해 위성 궤도 진입의 실패를 딛고 오는 6월쯤 다시 발사됩니다.

일본도 우리처럼 로켓 발사 실패를 한 끝에 로켓 제조와 발사를 비롯한 모든 과정의 독자적 기술을 확립하는 우주강국으로 거듭 났습니다.

일본의 다네가시마 우주센터를 취재한 김상우 특파원을 연결해 우주강국이 된 비결을 알아봅니다.

[질문]

먼저 일본의 다네가시마 우주센터가 어디 있는 곳입니까?

[답변]

일본이 서양으로부터 조총을 전래받은 곳으로 유명한 섬인 다네가시마입니다.

당시 일본은 1년도 안 돼 조총을 국산화했고,1592년 임진왜란 때 막강한 화력으로 활용했는데요,바로 그 섬이 지금은 일본 우주개발의 전초기지로 변신했습니다.

화면 보시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규슈 남쪽 가고시마를 거쳐 남쪽으로 날아가면 '씨앗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섬 다네가시마가 나옵니다.

비행시간만 2시간 반쯤입니다.

가고시마에서 이 다네가시마로 갈 때는 40인승의 작은 비행기를 타는데, 비행기가 작아서 기류에 자주 흔들리고 안개와 비 등으로 인한 지역 기상 악화로 일주일에 한 번은 결항됩니다.

제가 지난 주에 방문했을 때도 기상 악화로 예정됐던 비행기가 결항돼 저 역시 하루 더 머물렀습니다.

이 공항에서 남쪽으로 다시 수십분 차를 타고 내려간 곳에 일본의 우주 전진기지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가 나옵니다.

1968년 설립됐습니다. 로켓 발사대 2곳과 로켓 조립공장,통제센터,위성영상 데이터 관측소,우주 전시관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섬 자체는 총면적 445㎢로 우리나라 거제도보다 조금 큰 섬이지만 우주센터는 전체 면적은 9㎢ 정도로 한국 나로 우주센터의 두 배쯤 됩니다.

[질문]

직원이나 예산, 실적은 어떻게 됩니까?

[답변]

일본 전국 우주센터에서 일하는 직원은 500명쯤 됩니다.

우주 관련 연구개발ㆍ산업분야 인력을 통틀어 보면 6,000명쯤됩니다.

올해 예산은 현 하토야마 정권이 들어선 이후 지난해 대비 5.7% 줄어든 1,800억엔으로 우리 돈으로 2조 원이 넘습니다.

실적은 만만치 않습니다.

1968년부터 지금까지 이곳에서 발사한 인공위성은 모두 47기입니다.

이 가운데 44차례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인공위성을 싣지 않은 작은 로켓도 100회 이상 쏘아 올렸습니다.

성공률은 94%쯤으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질문]

우리와 일본의 우주 산업 수준을 비교해 보면 어떻습니까?

[답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일본이 한국보다 35년 정도 앞서 있습니다.

일본이 우주 개발 초기 미국 기술로 만든 1단 로켓에 일본산 2단 로켓을 얹은 이른바 'N-1로켓 1호기'를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쏘아 올린 것이 1975년 9월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오는 6월 재발사할 예정인 나로호가 바로 이 로켓과 비슷한데요 재발사에 성공하면 약 35년 뒤진 셈입니다.

일본의 우주 기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지난해 미국의 디스커버리 호를 대체하는 무인 보급선을 처음으로 발사해 성공한 것입니다.

독자적인 우주 수송 수단을 확보했음은 물론 도킹 기술면 등에서 세계 최고임을 입증한 것입니다

50년 이상의 우주개발 역사를 가진 일본은 최근 유인우주선 발사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질문]

일본이 이렇게 우주 강국이 된 비결은 무엇입니까?

[답변]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연구 개발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돈 그리고 우수한 인력과 기술 확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서 기술 확보라는 측면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과학자들의 도전과 끈기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먼저 한일 전문가들의 이야기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은 우주개발을 시작하는 초기에 4회 연속 로켓 발사에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과 함께 인내력을 갖고 우주 개발을 해왔기에 오늘날 다른 나라의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우주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녹취:사카즈메 노리오, 일본 가고시마 우주센터소장]
"그런 실패가 없으면, 저것은 우연이라고 생각해버릴수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확고한 기술을 일본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지금 들어보신 것처럼 일본의 경우 우주 기술을 확보한 것은 무엇보다도 발사 실패 등에 대한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한 뒤 이를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일본도 로켓 발사 발자취를 거슬러 가면 초기 단계는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로켓이 대기권에 진입하기도 전에 공중에서 사라지거나 폭발한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해저 3,000m에 가라앉은 로켓 엔진의 파편까지 수거해 문제점을 찾아내는 등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개선책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우주 개발에 나설 때부터 시간과 돈이 많이 들고 실패를 하더라도 로켓 부품 제조와 발사 등 전 과정의 기술 자립 목표를 갖고 추진한 결과 100%순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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