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쿠라재단, 문화재 반환 사실상 거부

2011.08.10 오후 07:04
[앵커멘트]

일제 강점시절 일본 오쿠라 호텔로 반출된 고려시대 석탑 반환과 관련해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혜문 스님 등이 오늘 남북 불교계를 대표해 반환 요청서를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오쿠라 재단 관계자들은 약탈이란 말을 사용한 데 대해 먼저 사과부터 하라며 안하무인격의 자세를 보이는 등 사실상 반환 거부의 뜻을 보였습니다.

도쿄에서 박철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도쿄 도심의 오쿠라호텔 본관 맞은편!

미술관 건물 주변에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에서 반출된 많은 문화재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조선시대 왕릉 수호석으로 추정되는 문화재도 입구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것이 이천 고려 5층 석탑입니다.

지난 3월 대지진 당시 충격을 받아 탑의 축이 돌아가고 기단 일부가 훼손돼 수리작업 중에 있습니다.

특히 4층에 해당하는 탑의 축은 눈으로 보기에도 10cm 정도 제자리를 벗어난데다 일부 깨진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화재 제자리찾기의 혜문 스님 등 일행이 남북 석탑의 반환요청서를 전달을 위해 오쿠라재단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재단 관계자는 만나자마자 약탈이란 표현을 쓴데 대해 먼저 사과하라며 서류로 책상을 내리치는 등 무례로 일관했습니다.

[인터뷰:혜문 스님, 문화재 제자리 찾기]
"약탈 문화재라는 표현을 썼다는 이유로 오히려 저희들에게 화를 내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식민지 시대에 대한 반성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불교계로부터 위임을 받은 평양의 율리사지 석탑 반환에 대해서도 북한과 관계개선을 잘한 뒤에 다시 오라며 사실상 반환을 거부했습니다.

역사 인식이 없는 이들과의 만남 자체가 서글픈 일이라고 우리 측 변호사는 말했습니다.

[인터뷰:김순식, 변호사]
"오늘 오히려 일본 사람들의 본질이 나왔다고 보는데 미래지향이라고 해서 과거에 눈을 감으면 우호적으로 반환하고 과거 이야기 안하면 반환안한다는 본질이 나왔다고 봅니다."

오쿠라 재단은 이번 일이 일본 내 산재한 6만여 점에 달하는 한국 문화재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돌려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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