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1차 협상이 시작되기 몇 달 전 천영우 당시 외교부 2차관이 이 문제가 한미관계에 있어 결정적인 이슈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 측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최근 공개한 주한 미국 대사관 외교전문에서 지난해 2월 당시 외교부 2차관이었던 천 수석이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와 오찬에서 오는 2014년 만료되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이 시급하다는 뜻을 강력히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전문은 또 천 수석이 한국과 일본 등은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여론이 한국이 일본과 비교해 차별받고 있다는 인식을 참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보수 진영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남북 공동선언으로 한국이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부당하게 박탈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원자력협정 개정이 머지않아 한미관계의 결정적 이슈가 될 수 있어 이 문제를 기술적으로 제대로, 또 조용히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한국 원자력 산업이 급속히 성장해 재처리의 경제적 타당성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협정기한 연장은 잘못으로 비칠 수 있어 수용할 수 없고, 서둘러 한국에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재처리 시설에 예산이 100억 달러 들어간다는 사실은 한국이 실제로는 향후 20년 동안 핵연료를 재처리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밝히고, 미래 어느 시점에는 한국이 재처리 시설을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 대사관 측은 천 수석의 주장을 미국에 친밀감이 있는 유능하고 경험이 풍부한 외교관에게서 나온 보기 드문 강력한 입장 표명이라고 평가하면서 미국이 한국 원자력 산업 발전 노력을 방해한다고 인식되면 한미관계에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은 맞다고 보고했다고 위키리크스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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