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란 불태웠다' 누명 쓴 여성 살해한 4명 '사형'

2015.05.07 오전 06:24
[앵커]
아프가니스탄에서 20대 여성이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웠다는 누명을 쓰고 군중에게 맞아 숨졌습니다.

폭행에 가담한 남성 4명에게 사형이 선고됐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성난 군중이 한 여성을 마구 때리며 끌고 갑니다.

한 점술가가 '이 여성이 코란을 불태웠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여성은 부적을 파는 점술가에게 이슬람적이지 않다고 말하며 논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누명을 쓴 여성은 무차별적인 폭행으로 결국 숨졌고, 군중은 시신까지 불태워 강물에 던져버렸습니다.

한 목격자가 이 현장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졌습니다.

아프간 사상 처음으로 대대적인 여성 운동이 벌어졌고, 숨진 여성의 장례식에서는 관례를 깨고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시신 운구를 맡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야콥 칸, 폭행 가담 피고인]
"사람들이 그 여자를 때리는 걸 보고, 나는 커다란 돌로 그 여자 머리를 내리쳤습니다. 내 행동에 대해 지금도 후회하지 않아요."

아프간 법원은 폭행에 가담한 4명에게 사형, 8명에게는 징역 16년형을 선고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첫 공판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판결이 내려지면서 법원이 제대로 된 조사보다는 서둘러 여론의 관심을 돌리는 데에만 신경 쓰고 있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마리암 얀, 카불 주민]
"이 나라 여성들은 아무런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정부는 편파적이고 타락했어요. 우리는 계속 고통받을 겁니다."

법원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남성 가운데 18명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이를 방관한 경찰들은 10일 형을 내렸습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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