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법으로 인정된 '웃음 치료사'

2015.11.07 오후 10:01
[앵커]
지난 8월 아르헨티나에서는 투병 중인 어린이들을 위한 이색적인 법이 제정됐습니다.

각 병원에, 어린이 환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주는 역할을 하는 웃음 치료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하는 법인데, 웃음이 고통과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학설을 법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계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피에로 분장을 한 여성이 의사 가운을 걸치고 동료들과 함께 병원 복도에 들어섭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어린이 병동.

천연덕스럽게 춤을 추며 나타난 어릿광대 의사의 공연을 보며, 투병 생활에 지친 아이와 엄마의 얼굴에 모처럼 미소가 생겨납니다.

어린이 환자들과 가족에게 웃음과 위안으로 치료에 도움을 주기 위한 이른바 웃음 치료사들입니다.

[루미나 아마토, NGO '최고의 행복' 소속 광대]
"의사 가운을 입고 의사 역할을 재밌게 하면 아이들이 병원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고 병원을 좀 더 즐거운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여름, 세계 최초로 모든 어린이 병동에 웃음 치료사들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최고의 행복'이라는 이름의 민간단체가 웃음이 고통과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에 주목해 법 제정을 제안한 데 따른 것입니다.

[앙드레 코건, NGO '최고의 행복' 임원]
"세계 최초로 '웃음치료사'를 법제화했습니다. 광대가 전문 의료진들과 똑같이 치료에 전문성을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웃음치료사 법이 가져다준 긍정적인 효과는 작지 않습니다.

투병 생활에 지친 어린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은 물론, 밤낮없는 교대 근무에 지친 의료진에게도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무엇보다 웃음치료사가 옆에 있을 때, 아이들이 치료를 거부하거나 불안해하는 일이 크게 줄었습니다.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는 시간에 아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카를로스 캄부리안, 소아과 의사]
"바늘을 찌르는 검사를 할 경우 웃음치료사가 손을 잡아주면 아이들이 실제로 아픔을 덜 느낍니다. 산소마스크를 써야 하는 경우에도 웃음치료사가 옆에 있으면 마스크를 불편하게 느끼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효과를 본 병원들은 내년부터 웃음치료사의 활동 시간을 늘릴 계획입니다.

지난 8월 통과된 '어린이 병동 웃음치료사 의무화' 법안은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됩니다.

YTN 계훈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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