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겨울과 함께 최악의 스모그가 닥쳤던 중국이 이른바 '인체 공기정화기'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13억 인구를 활용해 나쁜 공기를 다 빨아들이면 되지 않겠냐는 발상인데, 실제로 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베이징 서봉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겨울 난방 시작과 함께 극심한 미세먼지가 닥쳤던 중국 산둥 지방.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스모그 속에 빨간 깃발을 선봉으로 한 학생들 백여 명이 구보에 나섰습니다.
스모그를 피할 것이 아니라 싸워서 물리치면 된다는 학교 관계자의 독려 속에 한 대학의 일부 학생이 동원된 단체 활동입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수업 중단까지 가능한 세계보건기구 기준치 10배를 넘는 미세먼지 속에, 학생들이 억지로 내몰린 겁니다.
[산둥 교육계 관계자]
"학생들이 희생정신을 발휘해 먼지를 마셔서 조금이라도 깨끗한 공기를 만들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발상이죠."
이른바 인체 공기정화기 논란은 최근 베이징에서도 있었습니다.
'세계 최대의 인체기관 만들기' 기록을 위해 스모그 속에 무려 1,500명이 동원된 겁니다.
스모그와 싸우는 호흡기관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명분 아래 허파 모양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반응은 싸늘합니다.
[베이징 시민]
"정말 할 일이 없나 봐요. 스모그 속에 그런 일을…."
[베이징 시민]
"자신의 폐가 망가질 텐데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중국 네티즌들은 자신의 폐를 희생해 중국, 더 나아가 전 세계의 공기를 깨끗하게 만든다는 발상이 가히 천재적이라며, 비웃음을 보내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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