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러,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군사적 대응 시사

2016.07.11 오전 11:36
[앵커]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앞으로 두 나라가 실제 군사적 대응에 나설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공화당 의원들 중심으로 사드 배치 지지 표명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국제부 연결해 사드 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 움직임 알아보겠습니다. 조수현 기자!

한반도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군사적 대응 가능성에 대한 언급까지 나왔는데, 양측의 입장부터 정리해볼까요?

[기자]
주말에도 중국 정부는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 수위를 높였습니다.

사드 배치가 순수한 방어용이라는 한미 양국의 설명에 대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궁색한 변명이라고 일축했는데요.

특히 미국이 한반도의 불안전을 발판 삼아 자신들의 안전을 도모하려 한다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우리나라를 지칭할 땐 "친구들"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사드 배치가 한국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생각하라며 한중 관계가 경색될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왕이 부장의 말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왕이 / 중국 외교부장 : 사드는 한반도 방어 필요성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그 어떤 변명도 매우 궁색합니다. 중국이 (사드 배치의) 숨은 의도를 의심하는 건 충분한 이유가 있고 그럴 권리도 있습니다.]

중국 국방부도 이례적으로 심야 성명을 내고, 전략적 균형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러시아에서는 이미 군사적 대응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상태입니다.

러시아 상원 국방위원회는 사정거리가 한국 내 미군 사드 기지까지 이르는 미사일 부대를 극동 지역에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이런 움직임이 정치적 압박에 그칠지, 군사 대응으로 이어질지 관심인데, 두 나라가 사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는 관측도 나왔군요?

[기자]
한미 양국의 발표가 나오기 전에 이뤄진 훈련이긴 합니다만, 그동안의 한미 사드 배치 움직임을 의식한 행보로 보입니다.

중국 인민대의 진창룽 국제관계학 교수가 방송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인데요.

진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사드를 겨냥해, 컴퓨터를 활용한 미사일 방어 훈련을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상 적의 공격에 대응하는 지휘 통제 시스템과 레이더 등을 점검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일종의 시뮬레이션 성격을 띤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중국 국방부는 지난 5월 러시아의 과학연구센터에서, 양국 사령부 최고 지휘관들이 참가한 가운데 '상공 안전' 훈련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게 진 교수가 거론한 훈련이 맞다면 5월 말쯤 이뤄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국방부는 탄도 미사일 공격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훈련이 단순한 군사 협력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앞으로 사드 대응을 명분으로 한 양측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도 미국에서는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의 공개적인 사드 배치 지지 표명이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가장 먼저 '사드 배치 환영' 성명을 낸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에 이어서,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그리고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 등 군사·외교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잇따라 성명을 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사드 배치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맞서고 김정은 정권의 도발 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조치로, 한미 동맹 차원의 결정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메케인 위원장은 특히 중국에 대해,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한국을 제한하려는 대신 북한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습니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평가는, 불가피한 조치였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도 어느 정도 예상됐던 수순이라는 건데요.

현재로서는 중·러 움직임이 실제 군사적 대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지만, 이해 관계가 충돌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역내 긴장감이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을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