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에서는 요즘 수확을 앞두고 다 익은 과실을 까마귀가 쪼아 먹어 농민들의 주름살이 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까마귀는 똑똑한 동물로 알려져 있어 퇴치가 어렵다고 하는데 이런 특징을 역이용한 퇴치 방법이 최근 새롭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탐스러운 사과에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이맘때면 찾아오는 까마귀 짓입니다.
[농민 : 피해가 1톤 정도는 됩니다. 농사를 다 지어놨는데 이런 일이 생겨 가슴이 아프네요.]
까마귀 때문에 이 농장만 해도 매년 7천만 원이 넘는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까마귀를 쫓아 보려고 사과나무에 반짝이는 반사판을 달기도 하고 호랑이 인형을 걸어 놓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똑똑한 녀석들에겐 별 소용이 없습니다.
[농민 : 까마귀는 굉장히 영리합니다. 자동차가 없으면 내려앉아서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똑똑한 특징을 역이용한 새로운 퇴치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15년 동안 까마귀만 연구해 온 이른바 까마귀 박사 쓰카하라 교수는 까마귀가 모인 곳에 까마귀 천적인 참매 울음소리와 적과 싸울 때 내는 까마귀 울음소리를 틀어줬습니다.
그랬더니 이 장소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까마귀떼가 일제히 날아올랐습니다.
또 여기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까마귀떼가 보금자리로 돌아갈 때 내는 소리를 틀어줬습니다.
여기에 반응한 까마귀떼는 첫 번째 장소를 피해 그곳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쓰카하라 나오키 / 종합연구대학원대학 교수 : (전방으로부터) 까마귀떼가 보금자리에 들어갈 때 내는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그 소리를 들으면 그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참매와 까마귀 소리를 이용해 똑똑한 까마귀들을 간단히 이동시킨 것입니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는 까마귀떼가 모인 장소 위에 드론을 가깝게 띄워 참매와 까마귀의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까마귀떼를 이동하게 하는 실험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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