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라는 속담이 있지요.
앞으론 "부뚜막의 소금을 집어넣으면 전기가 나온다"라는 말이 생길지 모르겠습니다.
과학자들이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저장 물질로 소금을 주목하면서, 기술개발 경쟁이 뜨겁습니다.
보도에 기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수십 년 된 발전소 한구석, 반짝거리는 시험 장비는 소금을 이용한 에너지 저장장치입니다.
풍력발전기가 만든 전기를 열에너지로 바꿔서 여기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전기로 바꿔 쓰는 겁니다.
'나노 코팅'이란 특수 처리를 한 소금이 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보관해 줍니다.
[시몬 알린 / 솔트엑스 : 에너지는 (소금에) 열화학적으로 저장됩니다. 화학반응에 의해 묶여 있다가 5백 도의 열에너지를 방출하는 겁니다.]
열에너지를 저장하는데 들어가는 건 소금과 물 뿐.
공정 중에 어떤 유해물질도 나오지 않습니다.
수십 년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쓰고 난 소금을 그대로 배출해도 문제 될 게 전혀 없어 어떤 에너지 저장방식보다 친환경적입니다.
낮에 저장한 열에너지를 밤에 꺼내 전기로 쓸 수 있어 태양열 발전의 보완책으로도 안성맞춤입니다.
[헨릭 마치 / WWF(세계자연기금) 기후 에너지 정책자문관 : 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을 건설하려면 동시에 그 에너지를 저장하는 공간도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문제는 효율, 전기를 열로 바꿀 땐 큰 문제가 없지만, 열을 다시 전기로 바꿀 때 효율이 떨어지는데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입니다.
큰 손들도 달려들고 있습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꽁꽁 숨겨뒀다 최근 공개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바로 소금 에너지 저장 사업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등 이 사업에 투자한 사람들만 봐도 미래가 보입니다.
소금이 에너지와 함께 미래 산업의 발전 방향까지 저장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YTN 기정훈[pro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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