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기업이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우리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한일 관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의 일본 방문으로 일본 정부의 작은 태도 변화가 비치지만 '모든 게 한국 탓'이라는 속내는 변한 게 없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이 나온 지 1년,
강하게 반발한 일본 정부는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고, 수출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만 쏙 빼는 보복 조치까지 단행했습니다.
만나서 해법을 찾아보자는 우리 정부의 요구와 정상회담 제안에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거부해오던 일본 정부의 태도에 최근 작지만, 변화가 감지됩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10월 16일) :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로 북한 문제를 비롯해 한일,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낙연 총리를 만난 아베 총리는 외교 당국 간 의사소통을 해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강경일변도에서 한국을 중요한 이웃으로 계속 추켜세우고 대화의 손짓을 하기 시작한 것은 이낙연 총리의 일본 방문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오던 이번 달 중순부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는 겉모습뿐, 속내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징용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다 끝났으니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은 청구권협정, 즉 국가 간 약속을 어겼다는 논리를 1년 내내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 일본 관방장관 : 일본 정부는 시종 일관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변화는 없습니다.]
또 문제는 한국에서 비롯됐으니 한국 정부가 답을 찾아오라는 뻣뻣한 자세도 그대로입니다.
해당 기업들은 여전히 발뺌하고 있는데도 배상 판결에 따라 한국 내 일본 기업의 자산이 매각되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또 한 번의 보복 조치까지 예고했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쓰 / 일본 외무상 :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런 일이 생기면 한일관계는 더욱 심각한 상태가 됩니다.]
현지 언론은 이 총리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 전달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에는 조속한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뜻이 담겼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다음 달에 예정된 아세안 정상회의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일정상회담은 하지 않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전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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