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현장 의료진 '집단 따돌림'까지...확산하는 감염 공포

2020.02.23 오후 10:27
日 크루즈선 현장…각지에서 온 의료진 지원 활동 펴
현장 지원 의료진…업무 복귀 후 부당한 대우 이어져
日 재해의학회 "편견에 근거한 비난 용납하면 안 돼"
확산하는 감염 공포…일부 승객·공무원 검사 없이 하선
[앵커]
일본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고 크루즈선에서 내려온 60대 여성의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이미 천 명 가까운 사람들이 내려온 상황이어서 감염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데 배에서 일한 의료진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도쿄에서 이경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크루즈선이 선상 격리에 들어간 뒤 탑승자 건강 관리와 긴급 구호를 위해 일본 각지의 의료진이 현장 지원 활동에 나섰습니다.

격리 기간이 끝나 직장으로 돌아간 이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직장에서 '세균' 취급 등 집단 따돌림, 그리고 가족의 유치원 등원을 자제하라는 요구, 현장에 다녀온 데 대한 사과 요구까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며 성명을 낸 일본재해의학회는 편견에 근거한 비난이 용납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감염 확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검사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배에서 내려온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여기에는 일반인 승객 23명에 이어 일본 정부 공무원 41명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가토 가츠노부 / 일본 후생성 장관 : 선내 작업상 실수로 이런 사태를 부른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는 이중으로 확인해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즉위 행사 후 첫 기자회견을 연 나루히토 일왕은 감염자와 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이번 감염 사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 : 감염 확대가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수습되기를 바랍니다.]

부실한 초기 대응과 선내 관리 실태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일본감염증학회는 이제 예방 단계에서 감염 만연 단계로 전환해 이에 맞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도쿄도는 공공기관 뿐 아니라 민간기업에도 재택근무 등을 권장하면서 이와 관련해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브리 미술관이 임시 휴업을 발표했고 주요 명소들도 잇따라 운영 중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제 일상 속에 확산하기 시작한 바이러스는 앞으로 일본 사회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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