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간을 침공했던 미국이 철수하면서,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테러의 온상'으로 불리는 아프간 문제를 떠안게 된 중국도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강성웅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아프간 임시정부를 구성한 탈레반은 중국의 지원 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최근 친중 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하일 샤힌 / 탈레반 도하 정치 사무소 대변인 (지난 8일) : 우리의 정책은 중국과 좋은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 며 그것이 우리 정책의 기초입니다.]
중국도 미국이 빠져나간 아프간에 인도적 지원을 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프간에 360억 원 상당의 식량과 월동 물품 등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300만 회분의 백신 제공도 약속했습니다.
[왕이 / 중국 외교부장 : 다른 나라보다 미국과 동맹국은 아프간 주민에 대한 경제와 민생 그리고 인도적 원조를 해야할 의무가 더 무겁습니다.]
중국은 카불 주재 대사관도 그대로 운영하면서 탈레반의 현실 권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교적 승인에 대해서는 입장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이슬람국가 IS나 알카에다 등에 계속 끌려다닐 경우 지지를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왕원빈 / 중국 외교부 대변인 : 새 정권은 임시 정부 기간에 각 민족과 파벌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아프간 국민의 염원과 국제사회 의 기대에 부응하기 바랍니다.]
중국은 아프간 내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장 독립 세력의 척결도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테러와의 단절을 공언하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 믿지 못하는 겁니다.
중국이 러시아는 물론 아프간 주변국들과 고강도 테러 진압 훈련을 반복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미국은 아프간 철수로 어쨌든 '테러와의 전쟁'을 일단락 지은 셈이 됐지만, 중국은 이제부터 테러와의 싸움에 본격 나서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성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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