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합참의장이 지난해 대선 전후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중국과 전쟁을 일으킬 것을 우려해 중국 측을 안심시키기 위해 두 차례 비밀 전화를 했다는 일화가 소개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밥 우드워드 부편집자와 로버트 코스타 기자가 조만간 발간할 저서 '위기'(Peril)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해 대선을 사흘 앞둔 10월 30일 리줘청 중국 합참의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미국이 중국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중국이 믿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검토한 뒤 이뤄진 행동으로, 당시 양국은 미국의 남중국해 군사훈련과 트럼프의 호전적 언사로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습니다.
밀리 의장은 통화에서 "미국 정부는 안정적이고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다. 중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공격할 경우 미리 알려주겠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두 번째 통화는 대선 후인 1월 8일,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층의 의사당 난동 사태로 미국이 대혼란을 겪던 시점에 이뤄졌습니다.
밀리 의장이 "우리는 100% 안정적이다. 민주주의는 가끔 엉성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리 의장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날은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밀리 의장에게 전화해 불안정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적대 행위나 핵 공격 지시를 내릴 경우 이를 막을 예방 조치가 있는지를 물은 날이기도 합니다.
밀리 의장은 같은 날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연락해 군사훈련 연기를 권고했고, 훈련은 연기됐습니다.
미 합참의장의 비밀 통화는 즉흥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중국과 무력 충돌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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