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민당은 변하지 않는다"...'기시다 당선' 민심과는 온도 차

2021.09.30 오후 01:00
[앵커]
일본의 새 총리가 될 기시다 자민당 신임 총재는 분배 없이는 성장도 없다며 새로운 자본주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당내 보수 파벌의 몰표로 당선되면서 민심과는 동떨어진 것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 일본 연결해 자세히 짚어봅니다. 이경아 특파원!

[기자]
네, 도쿄입니다.

[앵커]
기시다 신임 자민당 총재가 당선 소감으로 새로운 자본주의를 강조했죠?

[기자]
네.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신임 총재는 어제 오후 6시 당선 후 첫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가장 처음 언급한 것은 코로나 대책을 중심으로 한 경제 정책이었습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올해 안에 수십 조엔 규모의 지원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고요.

또 분배 없이는 성장도 없다며 국민이 더 많은 소득을 가져갈 수 있도록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경제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에 공헌해 일본의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재는 이번 출마를 밝힐 당시부터 자민당 개혁에도 의욕을 보였습니다.

비례의원 정년을 73세까지로 하고 간사장 등 주요 당직자 임기를 최대 3년까지로 묶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올해 82살인 니카이 간사장이 당의 실세로 5년째 자민당을 좌우해 온 것에 대한 반감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결선에서 패한 고노 후보는 그동안 총리 선호도에서 계속 1위를 달렸고 반면 기시다 신임 총재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을 받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나온 이번 결과,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 나온 당원 표 동향을 살펴보면 그 점이 뚜렷이 드러나는데요.

당원 표는 전국 자민당 당원들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 의원 표 보다 일반 국민의 민심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선 투표만 놓고 보면 47개 지역에 한 표씩 배정된 당원 표를 고노 후보는 39표, 기시다 후보는 8표만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의원 표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 기시다 후보가 118표나 앞섰습니다.

여기에는 1차 투표 3위 다카이치 후보를 지지한 파벌 의원들의 표가 대부분 포함돼 있습니다.

개혁을 앞세운 고노 후보는 전국 39개 지역에서 기시다 후보를 이겼지만 파벌 간의 담합에 결국 무릎을 꿇은 셈입니다.

고노 후보를 지지한 고이즈미 환경성 장관은 "국민에게는 알 수 없는 표의 움직임, 의원의 움직임이 있었다"며 선거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도 "자민당은 바뀌지 않는다, 바뀔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선거였다"고 평했습니다.

[앵커]
이번 선거에서는 아베, 아소로 대표되는 주류 세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반면 고노 후보를 중심으로 뭉친 개혁파의 목소리도 높았는데 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네. 이번 선거 전에 만나본 한 일본 중견 언론인은 "고노 씨가 당선될 경우 당내 주류파는 이것을 정권 교체로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베 아소로 대표되는 자민당 내 주류가 그만큼 고노 당선을 두려워 했다는 얘기인데요.

기시다 신임 총재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에서 함께 싸운 고노와 다카이치, 노다 후보에 감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네 편 내 편 없이 다시 한팀이 돼 중의원 선거를 치르자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 후 아베 전 총리는 자신과 대결한 이시바 후보를 간사장으로 기용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적 지지가 높은 고노, 그리고 고이즈미와 이시바 등 당내 개혁파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 지에 따라 기시다 총재의 뜻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자민당 간사장에는 아소 파벌인 아마리 세제조사회장과 아베 전 총리가 이끄는 호소다파 소속의 하기우다 문부과학성 장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또 3선 이하 의원 약 90명이 모여 지지 후보를 파벌이 결정하지 말고 자유 투표를 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결과는 주류 세력의 승리였지만 당내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선명히 드러났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60년 넘게 집권 여당으로 일본 사회를 지배해 온 자민당이 이런 요구를 어떻게 받아 안을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한일 두 나라 모두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도 당분간 속도를 내기는 좀 어려워 보이죠?

[기자]
한일 위안부 합의의 주역인 기시다 총재는그 결과 만들어진 '화해와 치유' 재단이 해산된 데 강한 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런 약속도 지키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해도 미래가 열리지 않는다"며 한국이 해법을 가져와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한일 관계에 대한 기본 인식은 아베 스가 내각과 다르지 않지만 대화는 전보다 하기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는 있습니다.

오는 11월 일본 중의원 선거와 내년 3월 한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에야 양국의 새로운 리더가 마주 앉을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전까지는 인적 교류 재개 등 양국이 필요로 하고, 또 가능한 것부터 풀어 관계 개선의 디딤돌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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