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레드라인' 넘은 北 ICBM 발사, 북미 관계 파장은?...美 "뻔뻔한 위반"

2022.03.25 오전 08:36
[앵커]
북한은 이번 화성 17형 ICBM 발사로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었습니다.

북한이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향후 한미 공조와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보겠습니다.

조수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번 발사 의미부터 간략히 짚어보죠.

[기자]
북한이 ICBM 발사를 강행한 것은 4년 4개월 만입니다.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자,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ICBM 발사 유예 조치, 모라토리엄을 파기한 건데요.

따라서 남북, 북미 관계에 중대한 변곡점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올해 언젠가는 ICBM을 발사할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는데, 왜 지금 이 시점에 ICBM 카드를 꺼내 들었을까를 보면 여러 대내외 정세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크게는 우리나라 정권 교체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두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새 정부 출범 이전에 정책적 공백기와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용해서 선제적으로 기선 제압하기, 한미 공조를 흔들어놓기, 이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북한이 정권 교체기마다 보였던 행동으로 본다면 초기에 긴장감을 주도적으로 끌어 올려놓고 이를 이용해 정세를 좀 더 완화시키거나 화해 국면으로 전환시키는 주도권을 갖는 방식을 선호해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새 정부 출범 계기에 한미가 대북 공조를 다지기 전에 위상을 과시함으로써 향후 주도력, 주도성을 확보하려는 게 아닌가, 이렇게 분석됩니다.

제재나 응징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주도성 확보가 더 유리하다는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5월 한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고, 5월이 아니더라도 빠른 시기에 윤석열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든 대화할 텐데요.

한미 정상 간에 북핵 공조를 다지기 전에 북한은 ICBM 카드를 통해 압박을 가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이나 유엔의 대북정책 집중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황입니다.

여기에, 유엔에서 북한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우호적인 입장도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런 부분들을 적절히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엥커]
가뜩이나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북한이 ICBM을 강행한 이유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오늘 아침 북한이 내놓은 입장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전 세계에 자신들의 전략 무력의 위력을 인식시키고,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석을 해보면, 당장은 북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더라도 일단 무기 개발에 최대한 속도를 내서 과시하고 향후 협상 국면으로 전환했을 때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장기적으로 더 높아진 위상에서 협상을 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감내할 것은 감내한다는 거죠.

그 과정에서 미국이 할 수 있는 응징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고려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미국이 강력히 규탄하고 비난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북한의 행동을 동결시킬만한 수단이 마땅히 없다는 게 북한에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 정부도 강경한 입장으로 응수했죠?

[기자]
백악관의 공식 입장이 생각보다 빨리 나왔는데요.

그만큼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를 심각하게 여기고 단호한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북한의 이런 행보를 예상하고 미리 세부적인 워딩을 어느 정도 준비해놨을 것으로 보입니다.

백악관 성명을 보면 큰 틀에서는 대북 제재로 계속 대응하고 외교적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는 정책 기조 유지했습니다.

워딩 중 'brazen violation'이라는 부분이 주목되는데요, 그동안 유엔 안보리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는 문구를 유지해왔는데 이번에는 "뻔뻔하고 당돌하다"는 단어 선택으로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중인데요.

현지에서 G7 정상회의 계기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미일 정상은 또 외교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하는 한편,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해 계속해서 함께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유엔 등 국제사회 움직임도 전해주시죠.

[기자]
미국 등 서방 6개국이 유엔 안보리에 공개회의 소집을 요구했고요.

안보리는 내일 북한의 ICBM 발사 관련 공개 회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가 공개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유엔은 북한의 이번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미중 관계, 미러 관계 악화로 중국과 러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설득하기 어렵게 된 거죠.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추가 제재를 위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결의 도출은 어려운 도출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이번 발사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관측 속에, 4월 중순까지 한반도에 긴장 고조가 예상됩니다.

따라서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있을 한미 정상회담이 북핵 문제 해법 도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향후 북미 관계 협상 재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대화 재개를 위한 문턱이 당연히 더 높아졌습니다.

왜냐면 미국이 여러 차례 사전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동시에 유화적인 제스처도 보였는데, 여기에 도발로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대화의 문을 닫지 않겠다고는 했지만 억제와 응징 쪽으로 좀 더 선회해서 압박 강화로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분간은 북미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되기에는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겠죠.

또, 북한이 이번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올해 여러 차례 전략무기 과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의 대북 정책 역시 강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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