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틱톡 범죄놀이'에 미국서 현대차·기아차 절도 확산

2022.08.17 오전 08:48
최근 미국에서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승용차를 훔치는 범죄 놀이가 유행하면서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노린 절도 사건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16일 미국 경찰에 따르면 일리노이, 워싱턴, 오리건, 텍사스 등 거의 전 지역에서 현대와 기아 승용차의 도난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보안관실은 지난달 1일부터 한 달 보름여 만에 642건의 현대, 기아 차량 도난 신고를 접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도난 신고 74건과 비교하면 9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입니다.

경찰은 '기아 보이즈'라는 해시태그 아래 절도 방법을 알려주며 범죄를 부추기고, 실제 훔친 차량을 자랑하는 '틱톡 챌린지'가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범죄 놀이는 현대·기아차 가운데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을 노립니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 손잡이 등에 특수암호가 내장된 칩을 넣은 것으로, 암호와 동일한 코드를 가진 신호가 잡히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경찰은 절도범들이 이모빌라이저 기능이 없는 2021년 11월 이전 현대·기아 차종만을 골라 훔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절도범들은 자동차 키홀 주변의 플라스틱 커버를 뜯어낸 뒤 충전용 USB와 드라이버를 사용해 시동을 걸고 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리노이주 파크 포리스트 경찰은 2011∼2021년형 기아차와 2015∼2021년형 현대차가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 같다며 차주들의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시애틀 경찰은 지난달 2014∼2021년형 기아 차량 36대가 도난당했다며 이번 사건은 틱톡 범죄 놀이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도 올해 들어 절도범들이 현대차 268대, 기아차 432대를 훔쳤다며 틱톡 놀이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도요타, 혼다, 포드 등을 제치고 절도 대상 1위에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도난 사고가 이어지자 현대·기아 차주들의 집단소송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차주들은 현대·기아의 설계 결함으로 차량이 도난당했다며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주리, 캔자스 법원 등에 잇따라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 미국판매법인은 당국과 협력해 차주들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지원하고, 도난을 방지하는 보안 장치를 개발해 고객에게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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